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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인간의 '미니 뇌' 만들다/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8. 30. 13:05

인간, 인간의 '미니 뇌' 만들다

  • 이영완 기자
  •  

    입력 : 2013.08.29 22:49

    오스트리아서 줄기세포로 9주 된 태아 뇌 크기와 같아
    뇌질환 연구에 큰 도움

    
	완두콩만 한 4㎜ 크기의 미니 뇌. 왼쪽 분홍색 부분은 뇌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망막이다
    완두콩만 한 4㎜ 크기의 미니 뇌. 왼쪽 분홍색 부분은 뇌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망막이다.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 제공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로 미니 인간 뇌(腦)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로 뇌세포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발생 초기 단계이나마 뇌 전체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과학계는 뇌 발달과정과 질환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과학원 분자생명공학연구소의 위르겐 크노블리히 박사 연구진은 '네이처' 인터넷판 28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9주가 지난 태아의 뇌와 크기가 같은 완두콩만 한 미니 인간 뇌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배아줄기세포는 불임 치료 과정에서 나온 잉여 수정란에서 얻었고, iPS세포는 피부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어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만든 것이다. 둘 다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줄기세포로 미니 뇌를 만드는 과정 개념도
    연구진은 먼저 배아줄기세포와 iPS세포를 뇌세포로 자라게 했다. 이어 뇌에서 세포들을 연결해주는 조직과 유사한 젤(gel) 방울에 세포를 집어넣어 키웠다. 이렇게 만든 세포 덩어리를 배양기에 넣고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자 2개월 만에 4㎜ 크기로 자랐다. 미니 뇌는 9주가 지난 태아의 뇌에서 보이는 대뇌 피질과 해마, 미성숙 망막 등의 구조를 대부분 갖고 있었다.

    다만 미니 뇌는 실제 태아의 뇌와 달리 각 구성 영역들의 위치가 일정하게 구분돼 있지는 않았다. 또 2개월 뒤부터는 더 자라지 않았다.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복잡하다는 인간의 뇌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뇌 연구의 큰 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뇌과학과의 폴 매슈 교수는 네이처지에 "이번 연구는 자폐증이나 정신분열 같은 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시험해 볼 새 도구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미 미니 뇌를 이용한 질병 연구에 들어갔다. 대상은 뇌가 정상보다 훨씬 작아 인지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소두증(小頭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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