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차기 북한 지도자로 내세우는 비상대책을 마련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독일 관영매체 ‘독일의 소리'가 보도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의 이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최근 도발적 언사와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중국 축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담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도 회담 직후 중국은행이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끊은 것을 가리켜 ‘중대한 발걸음’(significant step)이라고 했으니 독일 관영매체의 보도가 단순한 추측은 아닌 것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언론의 보도가 사실에 가깝다면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일단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다.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하기 어려운 중국이 본격적으로 나선 듯하니 핵문제도 수습국면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권력이 김정은에서 김정남으로 교체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이 정말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김정남을 북한을 제어하기 위한 지렛대 정도로 생각하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한국의 입장에서는 김정남으로의 정권교체가 바람직할 것이다.
김정남은 북한 권력층 누구보다도 개방적인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초 김정남이 일본 기자와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이 국내언론에도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스위스 유학중 자신이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자 김정일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술회했었다.
김정일은 개방에 부정적이었다. 한국의 좌파정권시절 김정일이 대남 평화공세를 취했지만 동시에 핵실험도 강행했으니 위장평화공세였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정일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이후 개방을 계획했는지는 몰라도 그것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꿈일 수밖에 없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노선을 이어가려 했겠지만 중국이 더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행동에 나서자 북한정권이 갑자기 의기소침해진 것 같다. 그들은 핵무장을 확실한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판단했겠지만 중국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현재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것은 북한의 원초적 한계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타협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북한은 현재와 같은 상황을 예상하면서 마지막으로 그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3차 핵실험을 강행했을지도 모른다.
중국의 방침이 북한의 정권교체인지 길들이기인지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여하튼 한국으로서는 김정은 정권보다 김정남 정권을 상대하는 게 수월할 것이다. 개방적인 마인드가 어느 정도 확인된 김정남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김정일에게 길들여진 북한의 권력층도 대폭 교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소냉전 시절 북한은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로 재미를 봤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 한국에 대해 위장평화공세를 취했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치는 것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을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중국이 북한의 정권교체나 길들이기에 나서면 북한이 다시 한국에 대해 평화공세를 취할 지도 모른다. 그럴 때 한국은 중국의 입장도 충분이 고려하면서 북한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공통과제가 북한의 핵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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