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직급, 黨 허락 없인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
입력 : 2013.06.14 03:07
[북한의 직급 분석해보니…]
노동당 중앙위 부장 20명이 우리 장관처럼 실질권한 행사
"대표로 왔던 내각 책임참사는 전용 관용차도 없는 직급"
북한에서 '상급'이란 내각을 구성하는 42개 부서의 장(長)이나 그에 준하는 직위를 뜻한다. 내각은 총리와 9명의 부총리가 맡고 있으며 그 아래 30개 성(省), 8개 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이 중 외무성 등 각 성(省)의 책임자가 상(相)이다. 그 밑으로 (제1)부상, (부)국장, 과장 등이 있다.
고위 탈북자 출신 국책연구소 관계자 A씨는 "한국의 장관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정책 결정권자지만, 북한의 상은 하는 일마다 중앙당 부서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존재"라며 "과장급인 당 책임부원의 눈치를 살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내각 경공업상은 당 경공업부장 허락 없이는 10만달러도 쓸 수 없다"고 했다.
우리의 장관에 해당하는 실질적 위상과 권한을 가진 북측 인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20개 전문 부서장(당 중앙위 부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이번 남북당국회담의 북측 단장으로 기대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도 그중 한 명이다.
다만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B씨는 "김양건은 2010년부터 대남 비서직도 겸하고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한국의 통일 장관보다 급이 높다고 여길 것"이라고 했다. 노동당엔 조직·대남·국제·군수 등 분야별로 비서가 9명 있으며 이들이 20개 전문 부서를 지도한다.
대북 소식통은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노동당은 우리의 청와대, 정부중앙부처, 여당을 합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노동당 비서는 우리의 부총리급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 21차례 장관급회담에 단장으로 내보낸 내각 책임참사나 이번에 상급 단장이라고 주장한 조평통 서기국장은 모두 우리의 장관보다는 급이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A씨는 "차관급인 통전부 부부장에겐 전용 관용차가 지급되지만 내각 책임참사는 관용차가 없는 것만 봐도 내각 책임참사가 어느 정도 직급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내각 책임참사는 장관보단 낮지만 차관급은 된다"는 견해도 있다.
조평통 서기국장이 남북당국회담에 대표로 나설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실제 북한이 이번 남북당국회담의 북측 단장으로 내세웠던 강지영 사무국장의 전임자인 안경호 전 조평통 서기국장의 경우 2005년 8·15민족대축전 행사 당시 민간대표단장 자격으로 서울에 왔기 때문이다.
- 北 "회담 무산 南책임"… 정부 "억지 주장"
- 입력 : 2013.06.14 03:07 | 수정 : 2013.06.14 10:46
조평통, 당국회담 무산 후 담화 "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없다"
정부 "실무접촉 왜곡공개 유감"
北 "회담 무산 南책임"… 정부 "억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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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대남 창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북남당국회담이 괴뢰패당의 오만무례한 방해와 고의적인 파탄 책동으로 시작도 못 해보고 무산되고 말았다"며 "이런 자들과 마주앉아 북남 관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평통은 지난 9~10일 판문점 실무 접촉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수석대표 급(級) 문제를 이유로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오늘 담화를 통해 실무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평통은 "(남측은) 우리 당 중앙위 비서의 이름(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저들 합의서 초안에 북측 대표단장으로 박아 넣는가 하면, 개성공업지구 잠정 중단 사태에까지 연결지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측 단장으로 김양건을 지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난 4월 8일 개성공단 철수 조치가 김양건 명의로 나온 만큼 김양건이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관장한다는 예시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조평통은 또 "당 중앙위 비서가 공식 당국 대화마당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통일부는 "1994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접촉 수석대표로 김용순 비서가 나온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또 "남측이 애당초 대화 의지가 없었고 회담을 고의로 파탄 냈다"는 조평통 주장에 대해서도 "억지 주장이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회담 논의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담담하다"며 "남북 회담이 당초의 진정성을 갖고 서로 같이 노력해서 좋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수석대표 급(級) 문제를 이유로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오늘 담화를 통해 실무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평통은 "(남측은) 우리 당 중앙위 비서의 이름(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저들 합의서 초안에 북측 대표단장으로 박아 넣는가 하면, 개성공업지구 잠정 중단 사태에까지 연결지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측 단장으로 김양건을 지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난 4월 8일 개성공단 철수 조치가 김양건 명의로 나온 만큼 김양건이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관장한다는 예시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조평통은 또 "당 중앙위 비서가 공식 당국 대화마당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통일부는 "1994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접촉 수석대표로 김용순 비서가 나온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또 "남측이 애당초 대화 의지가 없었고 회담을 고의로 파탄 냈다"는 조평통 주장에 대해서도 "억지 주장이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회담 논의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담담하다"며 "남북 회담이 당초의 진정성을 갖고 서로 같이 노력해서 좋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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