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유용원 | |
제목 | <칼럼>오충현대령, 교과서에 싣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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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블랙이글 T-50B 추락사고로 공군 최정예 조종사인 고 김완희 소령이 안타깝게 순직했습니다. 이런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는 조종사들이 적지 않은데 얼마전 숭고한 희생정신을 강조한 고 오충현 대령의 일기가 보도돼 화제가 됐었지요.
오충현 대령님 얘기를 교과서에 싣자는 2012년11월16일자 제 신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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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오충현 대령, 교과서에 싣자
"목숨을 걸고 비행하는 사람을 남들과 같이 평가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던졌을 때 국가가 최소한 가족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하지 않을까?"
지난 2009년 11월 국회에서 공군 조종사 조기 전역(轉役) 문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소개된 조종사들의 애끓는 육성(肉聲)이다. 당시 세미나는 매년 조종사 110여명이 조기 전역해 공군 전력(戰力)에 심각한 차질이 초래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 세미나에선 특히 조종사 874명, 조종사 가족 403명, 일반 장교 333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조종사와 가족들은 "조종사를 도구로만 인식한다면 전역 지원은 가속화할 것이다"라는 등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조종사들은 조기 전역 이유로 '과도한 근무시간과 스트레스'(24.1%), '대령 진급 미보장'(20.4%) 등을 꼽았다.
공군 조종사들의 위험한 근무 실태를 보면 이런 불만이 근거 없는 푸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최근 20년간 공군 조종사 52명이 추락 사고로 순직했다. 사관학교 동기(同期)생 중 평균 2·5명씩 사망한 것이다. 육군이나 해군에 비해 훨씬 높은 사망률이다. 공군은 조종사들의 조기 전역을 막기 위해 매월 장려 수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금도 조기 전역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10년 3월 후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돕기 위해 F-5F 전투기에 동승했다가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故) 오충현 대령의 일기는 이런 현실 때문에 더욱 고개가 숙여진다. 오 대령이 1992년 12월 동료 조종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쓴 이 일기는 최근 그 내용이 본지를 통해 알려진 뒤 군인들은 물론 국민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일기에서 만약 자신이 순직할 경우 가족이 담담하고 절제된 행동을 해서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켜줄 것을 부탁했다. 또 보상문제로 대의(大義)를 그르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군인은 오로지 충성만을 생각해야 한다. 비록 세상이 변하고 타락한다 해도 군인은 조국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에서 "오 대령의 일기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충성과 희생은 동서고금을 통해 군인들에게 요구돼온 덕목이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저서 '장교와 지휘관에 대한 성찰'에서 '장교가 갖춰야 할 최우선의, 그리고 가장 특별한 자질은 극도의 헌신·용기·극기·자기희생 정신'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군내에선 장병 정신교육 시간 등에 고 오충현 대령 사례를 인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제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교과서에도 실려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나라에도 그처럼 묵묵히 군인정신을 실천한 참군인이 있었음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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