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저는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책을 쓰면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 우리나라 교육의 뿌리를 한번
훑어 봤는데, 우리나라가 사실 인문고전 독서의 강국이었는데 인문고전 독서의 전통이 1910년
없어져버렸다. 일제 무단통치가 시작된 해로 그 때 조선교육령이 발표됐는데 그 골자가 두가지였다.
첫째 전국의 서당을 없앤다. 둘째 성균관을 폐지한다. 즉 바로 동양인문고전을 가르치는 사설기관과
공식적인 국가기관을 동시에 없애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일제가 프러시아(현재 독일)의 공립학교제도를 보통학교로 도입하여 실시했는데
이 교육은 예전의 프러시아가 유럽의 후진국으로부터 항상 침략으로 인해 나라가 굉장히 피폐했을 당시
프러시아에서 이대로 살아선 안돼겠다 싶어서 이제 국민을 제대로 교육시켜서 국민으로 하여금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겠다라는 취지로 만든 교육제도이다.
그러나 여기까지의 의도는 좋았으나 국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것인가라는 방법에서 굉장히 안좋은
두 가지가 나오게 되었다.
첫번째가 유럽의 강대국이 되려면 나라가 부강해야 한다, 그러면 공장이 많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두번째 강대국이 되려면 군사적으로 월등한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명령에 복종하는 직업군인을
양성해야 한다.
인간답게 살거나 지혜로운 측면이 아닌, 이러한 취지로 한 국민교육이 프러시아 교육제도였다.
그 때 최초의 근대적 학교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교는 공장 노동자와 직업군인을 양성하는 게
목적인데 이 시스템을 일제가 우리나라에 그대로 가져와 이식을 시켰다. 그러면서 자기네 일본은
인문고전 독서를 광적으로 시켰다.
이런 일제치하 속에서 우리나라의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전통이 완전 없어졌고, 이후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역시 이번에도 미군정 책임자들이 미국의 공립학교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우리나라에 적용하였는데
이 교육 또한 프러시아 교육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미국에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가 있는데 사립학교는 인문고전을 굉장히 열심히 읽는다.
대표적으로 필립스 액시터 아카데미는 고등학생들이 그리스 라틴고전을 그냥 원전으로 읽고,
그것을 완전히 소화한 다음에 그내용을 논문으로 써서 발표하는 그런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또한 공립학교는 그런 학교가 전혀 없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가 받은 교육은 명문사립학교 교육
인가, 아니면 미국 흑인이나 히스페닉이 다니는 공립학교 교육인가? 이게 바로 우리나라 교육의 진실이다.
지금 부정적인 얘기를 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지난 오천년 역사상 우리나라
교육에서 인문고전이 사라진 것은 1910년 이후 지금까지일 뿐이다. 100년 정도인데 우리나라의 전통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공립학교 교육시스템의 교육을 받았고 우리의 자녀 또한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있을 것이다.
국영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인문고전 독서교육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미국의 최고 사립명문학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성을 중시하는 사립학교들이 가르치는 교육정도는
이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베풀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