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는 말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구약성경의 사무엘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사무엘이 태어난 때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암흑기에 해당하는 난세 중의 난세였다. 바로 사사시대이다. 사사시대가 어떤 시대였던가는 사사기 마지막 구절에서 잘 설명하여 준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들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21장 25절)
이를테면 무정부 상태였다. 나라를 이끄는 왕이나 지도자가 없이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이익을 따라, 자기주장을 따라 행동하였던 시대가 사사시대였다. 그런 시대에는 힘이 법이 되고 완력이 지배하는 시대여서 힘없는 일반 서민들은 보호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된다. 그래서 정치학에서는 “최악의 독재도 무정부 보다는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런 무정부 시대에 사무엘이 태어나 평생을 성직자의 길을 걸으며 국민적인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그는 사사시대를 끝내고 왕정시대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원하면 언제나 왕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성직자의 자리를 지키며 왕을 세우는 일에 헌신하였다. 그가 그렇게 세운 왕이 사울 왕과 다윗 왕이다. 사람들은 다윗 왕이 위대한 왕인 줄은 알지만, 다윗이 그렇게 위대하게 된 배후에 사무일 선지가 있었던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다윗 왕은 사무엘 선지가 만들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적 지도자 사무엘의 멘토를 받아 다윗 왕이 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