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사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수 중의 한 사람은 역시 장현 입니다.
장현의 담담하며 속삭이는 듯한 보컬은 마음속 깊숙히 음악을 기억하게 만들죠.
‘미련’,‘석양’ 등의 노래들을 통해 감정을 너무 격하지 않게,
그리고 적당히 생략해 부름으로써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 여백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절제된 표현력이 한껏 돋보였던 가수입니다.
장현씨는 고3 때 부친이 타계하자 진로를 바꿔 일찌감치 무대로 진출한다.
대구의 모 나이트클럽에서 노래하던 아마추어 시절, 그의 노래
실력은 서울에서까지도 유명했을 정도였다.
이 무렵 대구에 놀러왔던 작곡가 신중현씨가 그의 노래를 듣고 음반취입을 권유하고
아예 그로부터 일주일간 호텔에 머물면서 그를 위해 노래를 만든다.
이때 만든 곡들이 ‘기다려주오’를 비롯해 ‘안개 속의 여인’ 등 무려 다섯 곡.
이 노래 취입을 시작으로 장현은 이내 신중현 사단’의 중심에 자리한다.
1970년에 정식으로 데뷔한 장현이 본격적으로 가수활동을 한 시기는 불과 4년 정도.‘
신중현 사단’의 핵심 멤버였지만 특이하게도 당시 신중현 음악의 주류를 이루던 변화무쌍한
록과는 사뭇 다른,‘느린 박자’의 곡들을 비교적 스탠더드한 창법으로 불렀던 가수였다.
‘신중현 식’ 록을 ‘장현 식’으로 소화해낸 독특한 케이스였던 것.
그러나 75년 대마초 파동으로 인해 가수 활동을 접고 이후 사업가로 변신하여 성공한
사업가 였지만,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10여념간 미국에서의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귀국,
새로운 사업을 펼침과 동시에 건강한 목소리로 무대에도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