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첫 비행에 성공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J-20이 미국의 스텔스 기술을 응용해 개발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발칸 국가의 군 당국자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중국이 지닌 스텔스 기술은 지난 1999년에 격추된 미 공군 ‘F-117 나이트 호크’(Nighthawk)의 잔해를 분석해 얻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999년 코소보 공습 당시 세르비아군에게 격추된 미 공군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의 잔해를 사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습 당시 크로아티아군 참모로 있었던 한 예비역 장성은 “사고 직후 우리 정보국에서 중국 요원들이 인근지역을 샅샅이 돌며 지역주민으로부터 조각난 F-117의 파편을 사들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었다.”고 말했다.
이 장성은 “우리는 중국이 그 파편들을 역설계해 기밀로 분류되던 스텔스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르비아군의 고위관료 역시 “F-117의 파편 일부가 기념품 등의 용도로 사라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부는 외국의 군조직에 넘어갔다.”고 인정했다.
현재 사고 기체의 좌측 날개와 조종석 덮개(캐노피), 탈출좌석, 조종사 헬멧 등은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 항공 박물관에는 전시돼 있다.
F-117은 지난 1983년 처음 실전에 배치된 미 공군 최초의 스텔스기다. 기울어진 수직 미익과 각지고 검게 칠해진 겉모습이 특징인 F-117은 지난 1989년 파나마침공과 1991년 걸프전 때 크게 활약하며 스텔스기의 위력을 증명했다.
걸프전 당시 F-117은 다국적군 공군 전체 출격횟수의 2.5%에 불과한 약 1300회를 출격했지만, 전체 주요표적의 40%가 넘는 1600여 개를 파괴했다. 특히 F-117이 공격한 목표는 대부분 조밀한 방공망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목표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1999년 나토군의 코소보 공습 당시 세르비아군이 보유한 구소련제 SA-3 대공미사일에 격추돼 명성에 흠집을 냈다.
피격 직후 조종사는 비상탈출해 미군에 의해 구조됐으나 기체는 그대로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동체 일부를 제외하곤 전체적인 원형이 보존돼 지역주민들이 잔해를 수거해가는 등 기밀로 분류되던 스텔스기의 구조와 부품들이 노출됐었다.
사진 = F-117, J-20(자료화면)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