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대표하는 음식점 옥류관은 2003년 중국 베이징에 진출했다. 한인타운 왕징(望京)에 자리 잡은 1호 분점은 하루 매상이 우리 돈으로 7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냉면뿐 아니라 순대·갈비찜·내장탕을 엮은 코스요리도 인기다. 깔끔 담백한 김치가 일품이어서 추가하면 돈을 따로 받고, 포장 판매도 한다. 철 따라 동해 털게찜이나 송이 같은 북한산 별미도 오른다. 상하이엔 조선족 종업원을 고용한 짝퉁 옥류관 '옥류식당'까지 생겼다.
▶옥류관을 비롯한 해외 북한 식당들에서 또 하나 명물이 종업원 공연이다. 북한 노래와 민요는 물론, '돌아와요 부산항에' 같은 우리 노래도 부른다. 상하이 옥류관에선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까지 부르더라고 한다. 종업원들은 대부분 장철구평양상업대 봉사학과나 평양료리학원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재원이다. 캄보디아 평양랭면관엔 탤런트 김태희를 닮은 미녀 봉사원이 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화제였다.
▶북한 식당은 1990년대부터 해외로 나섰다. 중국·베트남·태국·캄보디아·라오스·몽골·러시아에 나가 있고 옥류관은 네팔과 두바이에도 진출했다. 내각 여러 성(省)과 산하기관, 외화벌이 사업소가 경쟁적으로 음식점을 내면서 모두 100곳이 넘는다. 종업원 숫자에 따라 한 해 10만~30만달러를 송금하게 돼 있다. 벌이가 신통찮은 식당은 철수시키기 때문에 우리 교민 소식지에 광고도 내고 공연 경쟁도 치열하다.
▶종업원들은 평양 음식점에서 일하다 나와 3년 안팎씩 근무한다.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을 뽑았다곤 해도 개방 사회에 나오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중국 칭다오에선 종업원들이 식당과 숙소를 벗어나는 바람에 몇 달씩 휴업한 일도 있었다. 지난주 네팔 옥류관 책임자가 북한에 보낼 달러를 갖고 인도로 망명했다고 한다. 연평도 사태로 한국 손님이 준 데다 탈북 사례까지 생겨 북한 식당들에 찬바람이 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