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이웃 간에 담장이 있을리 만무했지요. 그만큼 이웃 간에 믿음이 듬직했지요.
겨울의 끝자락엔 초가지붕을 새로 이기위해 마을 어른들이 함께 마름을 엮었지요. 그때는 마을 대부분이 초가지붕이었기에 품앗이로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친구들은 모두 어울려 놀고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제게 배워서 버리는건 괜찮다면서 꼭 일을 시켰답니다. 그때는 야속했지만 지금와서 보면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붕위로 올라가는 박 넝쿨을 보면서 5일장의 풀빵을 생각했지요. 박 한덩이 팔면 풀빵 150원어치를 살 수 있었으니까요. 그때 30원에 8개 정도 했으니 제법 요기가 됐지요. 장 장마철엔 초가지붕으로 떨어지는 낙숫물로 인해 집 주변이 누렇게 변했답니다. 짚이 썩어가면서 빗물 또한 변색 되었던 거지요.
비가 그치고 나면 온 마을길이 샘터마냥 여기저기서 물이 솟아 나왔답니다.
텃밭의 보리를 베고 나면 그곳에 콩을 심었답니다. 그렇지만 콩이 싹을 틔우기도 전에 몽땅 도둑을 맞기도 했지요. 어떻게 알았는지 비둘기가 땅에 묻어둔 콩알을 다 빼먹어버렸거든요.
밭에 심어져있는 보리보다 논에 심은 보리가 수확이 늦었답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를 보면서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찼지요.
보리는 겉껍질의 피과성에 따라 쌀보리와 겉보리로 구분짓지요. 여기서 피과성이란 수확후 보리 껍질이 남아 있느냐 없느냐에 달린것이고요. 만약 껍질이 남아 있으면 겉보리, 아니면 쌀보리로 부른답니다. 또한 보리는 찰보리와 메보리로 구분짓기도 하는데, 찰기가 얼마냐에 따른 구분으로 아무래도 찰보리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시중에서 꺼려 한답니다.
요즘이야 조생종 모내기로 보리수확을 하기전 모내기를 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보리 수혹을 한후 모내기를 하므로 보통 중복까지 모내기를 하기도 했답니다. 특히 천수답같은 논에서는 말복까지 모내기를 하는곳도 더러 있었지요.
모내기도 요즘처럼 기게로 내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사람손으로 내므로 모내기철엔 들판에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지요. 보통 품앗이로 서로 도우며 부족한 일손을 메꾸어 나갔지요.
잘익은 보리 한알 한알이 그 이듬해 보릿고개를 이겨내는 계기가 되었으니 지금처럼 물질문명이 풍족한 세대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보리수확을 마치고 모내기를 한 후 푸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논의 벼를 보면서 가을 수확의 풍성함을 나무그늘 정자에서 논하기도 햇지요.
양수기가 없던 시절 비가 제때에 오지 않으면 개울물이 마르고 논에 물을 댈 수가 없었답니다. 이때는 논 뒷쪽에 웅덩이가 있어서 용두레를 설치하여 물을 퍼 올리기도 했지요.
한 시절 건너 추억을 담아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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