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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잘나가던 집안이 망하려면 [ 4 ]

鶴山 徐 仁 2010. 8. 22. 16:38

august 의 軍史世界

 

잘나가던 집안이 망하려면 [ 4 ]

 

 

 

깊어가는 내홍(內訌)

 

D-Day 당시 서부전선의 독일군 전투서열 (Order of Battle)을 살펴보면, 서부전선최고사령부 (OB West)가 전선전체를 총괄하고 있었는데 사령관은 독일군부 최고 원로이자 명장인 룬트슈테트 (Gerd von Rundstedt 1875~1953)였습니다.  OB West 예하에는 북프랑스와 대서양을 담당하는 B집단군 (Army Group B), 남프랑스와 지중해를 방어하는 G집단군 (Army Group G) 그리고 OB West의 직할부대인 서부기갑집단 (Panzer Group West 후에 제5기갑군)이 있었습니다.

 

[ 1944년 6월 OB West의 전투서열 및 관할도 ]

 

B집단군 사령관 롬멜 (Erwin Rommel 1891~1944)은 독일 내에서 어느덧 영웅의 위치까지 올라갔고 아프리카에서 총칼을 섞었던 연합군에게도 경외 시 되었습니다.  더불어 참 군인의 표상으로 소문난 G집단군 사령관 블라스코비치 (Johannes Blaskowitz 1883~1948)나 저돌적인 서부기갑집단 사령관 슈베펜부르크 (Geyr von Schweppenburg 1886~1974) 또한 독일의 명장으로 손색이 없던 인물들이었습니다.

 

[ 左에서 右로 블라스코비치, 롬멜, 룬트슈테트 ]

 

담당하는 위치상으로 볼 때, 롬멜이 지휘하는 B집단군이 연합군의 상륙을 1차적으로 저지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는데 그 예하에 돌만 (Friedrich Dollmann 1882~1944)제7군이 노르망디지역을, 살무스 (Hans von Salmuth 1888~1962)제15군이 깔레지역을 각각 나누어 방어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영국과 유럽사이에 놓인 해협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 연합국의 제1공격로로 예상되는 깔레지역에 위치한 제15군의 전투력이 상대적으로 좋았습니다.

 

[ 독일군의 대서양장벽은 엄청난 방어물이었습니다 ]

 

1944년 당시에 독일 본토로 진격하여 오는 소련군을 막기 위해 독일군의 80퍼센트 이상이 동부전선에서 대 혈전을 벌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서부전선의 독일군이 결코 불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동부전선의 독일군에 비해 전력이 약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서부전선은 바다라는 자연 장애물과 사전에 조성된 대서양장벽 (Atlantic Wall)이 있었습니다. ( 관련글 참조 ) 또한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부대의 편성이 효율적이었고 전쟁을 진두지휘할 지휘관들도 풍부한 경험이 있는 최고의 베테랑들이었습니다.

 

[ 예하부대를 시찰하는 룬트슈테트 OB West 사령관 ]

 

한마디로 흠잡을 곳 없을 만큼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부대의 배치가 이루어져 연합군의 상륙을 저지하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사전준비를 충실히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합국 상륙저지에 독일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내재적 요인은 치료가 불가능할 만큼 너무나 깊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서류에 표기된 전투서열대로 영이 제대로 서지 않았는데, 그렇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독일 군부의 이단아이자 풍운아였던 롬멜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 B집단군 사령관 당시 대서양장벽을 시찰하는 롬멜 ]

 

히틀러의 경호대장으로 있던 전쟁 초기와 1941~1942년 사이에 아프리카군단 (DAK)의 전성기 당시보다는 관계가 조금 멀어지기는 하였어도 히틀러와 롬멜 사이의 신뢰는 아직까지 공고하였습니다.  아프리카 전선의 패장으로 탄핵을 받아야 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롬멜을 서부전선 방어의 중핵으로 재임명한 것도 바로 히틀러였을 정도였습니다.  반면 서부전선의 최고 사령관인 룬트슈테트는 군부내에서 신망이 높았지만 히틀러와 경원시하던 사이였습니다.

 

[ 히틀러와 롬멜의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였습니다 ]

 

16살이나 나이 차이도 있었고 분명히 전투서열상 상하관계였지만 같은 원수 계급이었고 히틀러의 신뢰도 이처럼 차이가 있어서 룬트슈테트의 영이 롬멜에게 제대로 통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후일담으로 '선입관 때문에 롬멜을 좋게 보지 않았지만 직접 겪어보니 두 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장군'이었다고 룬트슈테트는 진술하였지만 롬멜이 룬트슈테트의 말을 곧 대로 따르지 않았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더구나 롬멜은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툭하면 총통과 직접 연결하고는 하였습니다.

 

[ 작전을 숙의하는 롬멜(左)와 룬트슈테트 ]

 

OB West 사령관이라는 어마어마한 직위가 실제로 커다란 실권을 거머쥔 직책은 아니었지만 예하 핵심부대의 지휘관이 이처럼 행동하니 룬트슈테트가 전선 전체를 조율하는데 애를 먹은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룬트슈테트는 자신의 명령이 파리에 있는 사령부 안에서나 통한다고 한탄하였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롬멜보다 히틀러가 사실 모든 문제의 핵심이었고 이것은 독일이 연합군의 상륙을 저지하는데 실패한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