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첫날부터 불협화음] 홍준표 "비주류 하겠다… 걱정 좀 해야 할 것"

鶴山 徐 仁 2010. 7. 16. 19:10
정치
국회ㆍ정당

[첫날부터 불협화음] 홍준표 "비주류 하겠다… 걱정 좀 해야 할 것"

"돈과 조직은 못 이겨 민심 역행한 전당대회"
서민정책위원장 제의도 "초·재선 시켜라" 거부
"정치적 입지 강화 목적" "비주류 대표 노려" 해석

입력 : 2010.07.16 03:01

 

15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전날 선출된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탑에 헌화하기 위해 모였다. 안상수 대표와 나경원·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 등이 나란히 섰지만, 전날 2.2%p 차이로 2위에 그친 홍준표 최고위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진료가 이유였다.

오전 9시 20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당 대표실. 안 대표가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와 함께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다 홍 최고위원이 들어오자 옆자리를 권했다. 홍 최고위원은 "괜찮다"며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말석(末席)에 앉았다. 임·정 내정자는 홍 최고위원 옆으로 자리를 옮겨 국정 협조를 부탁했고, 정두언 최고위원은 홍 최고위원에게 "다들 형님만 보고 있네요"라고 했다.

오전 9시 40분 첫 공식회의가 열렸다. 안상수 대표 바로 옆이 홍 최고위원 자리였지만, 그는 한 자리를 건너뛰어 김무성 원내대표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발언 순서가 되자 "민심은 '변화와 개혁'(홍준표)을 원했는데, 전당대회에서는 현실안주(안상수)를 택했다. 역시 바람은 돈과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를 3%p가량 자신이 앞섰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4.4%p 뒤져 결과적으로 패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대의원들이 계파 이익에 충실하게 조직투표를 해 '바람'을 기대했던 자신이 패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나는 내가 주류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전당대회를 보니까 착각이었다. 도로 비주류로 돌아갔다. 민심 역행(逆行) 전당대회가 돼 유감"이라고 했다.

홍 최고위원의 '비주류' 자처 발언에 다른 최고위원들은 놀란 모습이었다. 친이 성향 중립계로 분류되는 홍 최고위원은 전날 전당대회 때만 해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나에게 '원조 친이는 넌데, 왜 급조된 친이들이 나서느냐'고 했다"며 주류임을 강조했었다. 지도부 내 유일한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농담삼아 "여기서 나만 비주류인 줄 알았는데, 한두명씩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고, 주류측인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잘 되도록 윤활유 역할을 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홍 최고위원은 "걱정을 좀 해야 할 거다. 옛날 야당 때 하던 비주류를 지금부터 해보겠다"며 바로 면박을 줬다.

비공개회의 때는 더 격렬하게 안 대표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안 대표가 '당원 교육' 등을 이유로 연수원 마련 계획을 밝히자, 홍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만들어진 지 하루밖에 안 됐다. 무슨 연수원이냐. 서민을 위한 것부터 해야 한다"며 안건 제외를 요구했다. '서민정책특별위원회'를 맡아 달라는 부탁도 "초·재선에게 시키라"며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1주일에 3번 열리는 최고위원 회의도 한 번이면 족하다고 한 뒤 회의가 끝나기 전에 먼저 자리를 떴다.

홍 최고위원의 모습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여진이 남아 그런 것 같다. 조만간 협력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견해와 "홍 최고위원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하는 행동인 만큼 오래갈 것"이라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난 2006년 전당대회 직후에도 강재섭 대표와 2위를 차지한 이재오 최고위원 간에 심한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잘 봉합됐다.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홍 최고위원이 친이를 제외한 중도파와 친박 등 비주류 대표가 되려고 작심한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조직 부족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패했다고 생각한 홍 최고위원이 비주류를 자처하면서 자신의 기반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향후 총선 공천과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 상당한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안상수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후유증이 심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홍 최고위원과 나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불편한 점이 있어도 서로 화합·협조할 것이고, 제가 포용·양보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얼마나 잘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천자토론] 한나라 새 지도부, 與圈 통합·쇄신할 수 있을까
[핫이슈-한나라당 안상수號출범] 개헌 이슈 꺼내든 안상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