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과학기술정책방향과 학원사태에 대한 단호한 입장_연두기자회견 [육성녹음]
절문: 전남일보 서경찬기자 입니다.
학원사태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셔야 되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작년 연말에 일어났던 학원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답변: 나는 그 동안 우리 나라 학생들의 데모를 수없이 많이 보아 왔습니다. 어떻게 된 셈인지 우리 나라의 학생 데모하는 것이 거의 하나의 연중 행사처럼 되어 버렸어요. 특히, 우리 나라의 봄철이라는 것은 내가 알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좋고 온화한 계절인데 봄철만 되면 학원이 술렁술렁 하고, 이상하게 되는 그런 풍조가 언제부터인가 생겨 버렸다. 이것입니다. 이것이 나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데모할 때마다 들고 나오는 구호 또는 주장, 이런 것을 나는 유심히 관심을 가지고 보아 왔습니다.
물론, 그 중의 몇 가지는 학생들 주장이라고 하지만, 확실히 일리가 있는 주장도 있고 정부로서도 귀담아 듣고, 또 정부 시책에 반영해서 시정을 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나머지 대부분은 내가 보기에는 과연 이 학생들이 내용을 잘 알고 떠드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옆에서 선동하니까 내용도 모르고 덩달아서 떠드는 것인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든지 구호도 많았다 이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요즈음 흔히 학생들 데모 때 무슨 매판 자본이다, 우리 경제가 어느 나라에 예속이 되어 있다 하는 것을 들고 나오는데, 이런 소리를 하는 학생들이 매판 자본이라는 것이 과연 뜻이 무엇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하는 소리인지 남이 하니까 그냥 덩달아서 떠드는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것입니다.
만약에, 학생들이나 누구나 우리 나라에 매판 자본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지적을 해라, 어느 기업체가 매판 자본이니까 이것을 정부가 철저히 조사를 해서 고치라 한다면 정부가 철저히 조사를 해서 만약 그런 사실이 있다면 매판 자본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뿌리를 뽑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주장하는 매판 자본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것입니다. 혹, 이것을 잘못 인식을 해 가지고 어느 회사가 하나 생겼는데 그 주식 비율이 국내에 있는 내국인의 비율보다도 외국인의 비율이 조금 많다, 이런 것을 혹 매판 자본이라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것입니다.
내가 알기에는 우리 나라에는 매판 자본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있으면 정부에게다 구체적으로 지적을 해라 이것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 경제가 어느 나라에 예속되어 있다 하는데, 이것도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다 이것입니다.
물론 우리 경제가 지금 현재 외국에서 외자를 들여 와서, 건설을 하고 또 외국에서 원료나 원자재를 대부분 가져와서 우리가 상품을 만들어서 수출을 하고 또 수출을 하는 시장도 전 세계에 골고루 다 갖다 파는 것이 아니라 몇 개 나라의 시장에 몰려 있다, 즉 다변화가 안 되어 있다 하는 그런 경향에 대해서 우리 나라의 일부 전문가들도 우리 경제가 해외에 대한 의존도가 좀 높다는 얘기들은 합니다.
또, 앞으로는 이것을 우리가 점차 시정해 나가야 될 줄 압니다. 원자재를 사오는 데도 한 군데서만 사오면 앞으로 여기에서 무순 문제가 생기면 딱 끊기니까 여러 군데에서 사오는 것이 좋겠다, 기름도 어느 한 군데서 사올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사오는 것이 좋겠다, 그것도 옳은 얘기입니다. 바람직한 얘기입니다. 또 물건을 만들어 가지고 우리가 수출할 경우에 그 수출이 가장 많이 나가는 데가 미국과 일본인데 그 두 개 시장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구라파 시장이다, 중동이다, 남미다, 아프리카다, 동남 아시아다, 이렇게 다변화하는 것이 좋겠다, 그것도 물론 옳은 얘기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점차 그렇게 해 나가려고 우리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일부 어떤 지역에 좀 기울어져 있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예속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경제가 해마다 이렇게 성장이 되고 커 나갈수록 우리 한국 경제도 날이 갈수록 그 자립도가 높아지고 의존도도 줄어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속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학생들이 데모하는 것을 보고 하나 느껴지는 것은, 참 웃지 못할 하나의 넌센스는 어느 다른 대학이 데모를 한다, 어느 학교도 했다, 어느 대학도 했다, 우리 대학은 남이 다 하는데 한 번도 안했다가는 대학 구실 못할 것이 아니냐 해서 딴 대학이 하기 때문에 학교의 체면을 위해서 데모를 한 번 하는 그런 대학도 있고, 또 더 넌센스는 데모를 할 수 없이 한 번 했는데 이튿날 보니까 신문에 보도가 안 되었더라, 기사가 안났더라 이것입니다. 한 번 더 하자 해서 또 한 번 하는 그런 데모를 하는 학교도 과거에 있었다 하는 얘기입니다.
이런 것을 볼 때 학생들의 데모라는 것이 뚜렷한 주견도 없이 떠드는 그런 학생들이 상당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또 학생들이 들고 나오는 구호 중에도 내가 볼 때에 우리 대한 민국의 학생으로서는 감히 그것을 입 밖에 내거나 떠들거나 할 수 없는 해괴 망측한 구호와 주장, 이런 것도 상당히 있다 이것입니다.
물론 아까도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학생들 주장 중에도 정당하고 또 타당성 있는 그런 소리는 정부도 이것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서 시정을 하는 데 조금도 인색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주장이나 구호가 비록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 의사 표시하는 방법과 태도가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그 의사 표시의 방법과 태도는 분명히 지적을 해 두거니와, 내가 보기에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벗어난 탈선 행위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 법의 어느 조항을 보더라도 학원이라고 해서 또는 학생이라고 해서 치외법권을 인정한 조항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가 다 자기가 지켜야 할 본분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학생이든 기성 세대든 모든 사람이 그 본분을 또한 지켜야 합니다. 학생은 학생으로서의 지켜야 할 본분이 있고 학원은 학원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이 있고 또한 사명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학생도 이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에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지킬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혹 어떤 사람은 학생들이 그런 것을 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분도 알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젊은 학생들이니까 다소 탈선 행위가 있다 하더라고 정부가 이 점을 아량과 관용을 가지고 보아 주어야 될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또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도 그런 정도의 아량이라든지 관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학생 데모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정부도 관용 정책으로 이것을 다루어 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관용 정책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 일부 불순 세력들이 학생들을 선동하고 충동해서 외국에 있는 불순 세력과 학생을 야합시켜 가지고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고 심지어 정부를 전복하려고 하는 불순한 책동, 이것은 단호히 용납할 수 없다 이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즈음 「학원의 자유」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학원의 자유」란 무엇이냐, 정부는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겠다 했는데 정부가 말하는 「학원의 자유」가 무엇이냐! 정부는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말하는 「학원의 자유」와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학원의 자유」는 그 개념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또 정부 시책에 대해서 학생이나 교수들이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느냐 하는 질문을 만약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분명히 있다고 얘기를 하겠습니다.
단,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령 한 가지 예를 든다면 교수나 학생들이 교실이나 강당에서 정부 시책에 대해서, 그것이 비록 정치 문제라도 좋고, 기타 아무 문제라도 좋습니다. 학문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즉 학구적인 입장 또는 학습 활동의 일환으로서 자유롭게 정부 시책을 비판도 할 수 있고 자유롭게 토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는 보장이 되어 있다, 이러한 자유는 나는 또 얼마든지 보장해 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또한 대학 본연의 기능의 일부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테두리를 벗어나서,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 학구적인 입장이 아니고 학술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가령 데모라든지 기타 실력 행사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것입니다. 이것은 벌써 「학원의 자유」라는 한계를 벗어난 행위요, 학생의 본분을 이탈한 행위요 탈선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자유라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 책임이 따라가는 것입니다. 무제한 자유다 하는 그러한 자유는 이 지구상의 인류 사회에는 없는 것입니다.
한 가지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최근에 우리 나라의 어느 신문을 보니까, 해외 소식이라고 해 가지고 나온 것을 잠깐 보았는데, 필리핀인가 어디라고 생각합니다마는 어느 젊은 청년이 극장에 영화 구경을 가서 가만히 보니까 만원이 되어서 자리가 하나도 없더라는 것입니다. 자리를 하나 얻기 위해서 「불이야!」하고 소리를 질렀던 것입니다.
거기에서 구경을하고 있던 관람객들이 열심히 화면을 보고 있는데 「불이야!」하니까 깜짝 놀라서 모두 밖으로 뛰어나오려고 일대 소란이 벌어져서 수라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열댓 살 먹은 어린 소년이 하나 밟혀 죽고 또 노인들이다, 부녀자다, 어린 아이다, 이런 사람들이 수십 명 밟히고 채이고 해서 중경상을 입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불이야!」하는 것은 자유 아니냐, 내가 했는데 못할 것 뭐 있느냐, 그런 주장을 한다면 그것은 자유라는 개념, 자유의 한계라는 것을 전연 모르는 사람입니다. 개인의 자유라는 것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우선할 수는 절대로 없는 것입니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테두리 내에서의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지 덮어놓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 이 말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기 자동차를 타고 자기가 운전을 하여 세종로 네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앞에 빨간 불이 나와 가지고 스톱을 했다, 그런데 볼일이 바빠가지고 그냥 지나가 버렸다면, 반드시 교통 순경이 따라 와서 단속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내 자동차를 타고 내가 운전을 하는데 왜 무슨 잔소리냐, 내 자유인데 왜 단속을 하느냐, 그런 말이 통용이 되느냐, 안 됩니다 이말입니다.
딴 사람이 피해를 입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 자동차고 자기가 운전하고 자기 마음대로 갈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유의 한계는 지켜야 합니다.
학원에 아무리 「학원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지도 교사의 지도 아래 교실과 강당 안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학습 활동의 일환으로서는 정부 시책에 대해서 얼마든지 비판을 하고 토론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벗어나서, 거리에 나와 데모를 한다든지 사회를 혼란하게 한다든지 하는 이런 행위는 용납이 안된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명백히 「학원의 자유」라는 한계를 넘어섰다 이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지금 가난한 나라에서 정부나 또 학부모들이 많은 교육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 교육에 대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한번 근본 문제를 따져 봐야 되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정부나 우리 학부형들이 교육에 많은 투자를 무리를 해가면서 하고 있는가, 대학 교육의 근본 목적이 뭐냐, 모두 다 아는 얘기입니다. 알면서도 잘 모르는 얘기입니다.
대학 교육의 근본 목적이라는 것은 조국의 발전과 민족 중흥을 위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국적 있는 교육」을 통해서 민족사관에 투철한 건전한 한국 사람을 양성해야 되겠다, 즉 대학 교육에 있어서 정신적으로 국적이 없는 세계인을 만드는 교육을 우리 한국 대학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미국 사람이나 구라파 사람이나 동남아 사람을 양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입니다. 하물며, 정신적으로 국적이 없는 세계인을 만드는 것은 더군다나 아니다 이 말입니다.분명히 건전한 한국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라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교육에 있어서는 생산적인 학문과 생산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서 국력을 배양하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러한 인재를 양성해야 되겠다, 이것이 교육의 목적입니다. 또 이것을 하는 것이 학원의 사명입니다.
이러한 목적, 이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우리 대학에 대해서는 다른 사회와는 달리 당당한 자율적인 기능을 보장해 주고 또 면학에 대한 자유 분위기도 보장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 보고 데모 많이 하라고 학원에 자유를 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데모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학원에 자유가 없다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착각이다 이것입니다.
하물며, 학원의 자유를 빙자해서 우리 학원에 공산주의 불순 분자들이 침투하는 하나의 피난처가 된다거나 또는 「학원의 자유」를 빙자해서 정부를 타도하기 위한 반정부 음모의 소굴이 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것은 이런 것도 묵인 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명백한 얘기를 해 둡니다.
과거 학원의 자유를 빙자해서 또는 이것을 기화로 해서 불순 분자들이 학원에 침투하려고 기도했던 사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순 분자들의 책동으로 말미암아 대다수 선량한 우리 학생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공부를 하는 데 방해를 당했다는 사실도 우리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 안보라는 차원에서 이러한 사실을 매우 중대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 이 기회에 우리 젊은 학생들을 지도할 입장에 있는 우리 모든 기성인들에 대해서 한 마디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기성 세대가 우리들까지 포함을 해서 진실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의 장래라든지 또 나라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만약에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데모를 하고 법과 질서를 문란케 할 때에 또는 사회를 소란케 할 때에 이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타이르는 것이 기성 세대로서 올바른 지고 자세이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주장은 무슨 소리를 해도 무조건 다 옳고 학생들이 하는 행동은 법과 질서를 무시해도 다 애국적인 행동이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 대해서 아부를 하고 영합을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자세이겠느냐, 이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아첨이요, 위선이요, 자기 기만이라고 나는 지적합니다.
과거에 이러한 기성인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진실로 학생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학생도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고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따끔하게 꾸짖는 것이 진실로 학생을 사랑하는 길이요, 또 올바른 지도 방법입니다.
가령 정부가 밉다고 해서, 정부가 한 일이 보기 싫다고 해서 학생 데모를 자꾸 선동하고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그러다 보면 학생하고 경찰하고 충돌하게 되어 희생자가 날 수도 있고, 그래가지고 거기에서 얻는 이득이 무엇이냐, 그런 것을 선동해 가지고 거기에서 무슨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것이냐, 이것처럼 무책임한 행위는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이 나라의 내일의 주인공이지 오늘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뭐니해도 기성 세대들이 책임을 지고 해결을 하려고 해야지 왜 하필이면 젊은 학생들을 앞장 세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느냐, 모든 기성 세대들은 이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해야 될 문제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는 우리 학생들에 대해서 나는 또 몇 마디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떠나서 학생 제군들의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또는 제군들과 같은 자녀를 가지고 있는 학부형의 입장에서 몇 마디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내가 알기에는 우리 나라 대다수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기의 실력을 쌓아서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자기들이 사회에 나와서 훌륭한 사회와 국가를 만들어 보자는 희망에 넘쳐 있고 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극소수 학생들 중에는 학생들이 해야 할 공부보다도 오히려 현실 참여에 더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고 나는 듣고 있습니다.이러한 학생들의 눈으로 본다면 현실 사회나 세상의 모든 것이 전부가 다 부조리 투성이고 눈에 거슬리는 것이 많아 보일 것입니다.
또 사실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부조리라든지, 눈에 거슬리는 일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데모라도 실컷 해서 다 뒤집어 엎어 버리고 학생들이 모든 것을 쥐고 했으면 척척 잘 되어 나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도 혹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라는 것은 학생들이 순진한 기분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거나 간단치가 않다는 것입니다.사회라는 것은 그 구조가 대단히 복잡하고 서로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키고 해서, 학생들의 단순한 생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것을 학생들은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간단한 예를 들면,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학원 문제를 보더라도 매년 봄철이되면 학교에서는 공납금을 올리자고 하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금년에도 공납금을 올렸는지 안 올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학교 입장이나 재단 입장에서 볼 때에는 물가도 오르고 하니까 공납금을 올려 가지고 학교 운영도 좀 잘 해 보고 싶고 시설도 확장하고 싶고 교수들의 처우도 좀 잘 해 주어야 되겠고, 그래야 교육의 성과가 오르겠다 해서, 학교 당국으로서는 올리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은 어떠냐, 결국 올리면 자기들의 부담이 그만큼 늘고 호주머니의 돈이 더 나가기 때문에 학생들은 반대다, 이처럼 학원 사회에 있어서도 학교 당국과 학생의 입장이라고 하는 피차의 이해 관계가 서로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가령, 정부가 농민들을 위해서 농가 소득을 올려 주고 생산 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해서 쌀값을 올렸다, 정부는 많이 올려 주려고 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농민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해 줄 수 없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쌀값을 올리면 농민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그러나,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가가 도시 사람들, 「쌀을 사 먹는 사람」들은 불만이고 반대다 이것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자기들은 쌀을 사 먹어야 되고 그만큼 생활비가 늘어나니까 반대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노임을 더 올리라고 공장측에다 요구를 한다…
가령, 노임을 올렸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의 생산 원가가 그만큼 더 들어가니까 값이 또 올라갈 것입니다. 가령, 고무신을 만드는 공장에서 노임을 그만큼 올려 주니까 고무신 값이 올라간다, 생산된 고무신을 농촌에다가 팔려고 했을 때에는 농민들이 고무신을 사려고 보니까 과거보다 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쌀값 올라갈 때에는 좋아했지만 고무신 살 때에는 농민들이 불평을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얽히고 설키고 한 복잡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학생들의 순진한 기분처럼 데모나 해가지고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된다면 나는 데모를 말리지 않겠습니다. 날마다 데모하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러나, 데모 가지고는 결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사회라는 것은 교과서에서 배운 극히 제한된 일부분을 알고 있는 것이며 자신은 아직도 미완성품이다 하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야 하며, 그것을 더 깊이 알기 위해서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됩니다. 학생들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잘못입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학생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달리 우리 조국의 현실과 우리의 처지를 똑바로 잘 알아야 합니다. 다른 부강한 나라의 평화로운 환경과 번영되고 풍요한 사회에서 사는 대학생과는 달리, 국토가 분단되고, 민족이 분열되고 휴전 상태의 준 전시하에 살고 있는 우리 대한 민국의 학생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 겨레가 품고 있는 민족적 고민이 무엇인가 하는 것도 우리 대학생들은 좀 알아야 할 시기가 왔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흔히 요즈음 학생들이 자유,「학원의 자유」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자유라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것입니다. 아까도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그러면 자유를 지켜야 될 것이 아니냐, 이겁니다. 자유를 지
키자면 어떻게 해야 지켜지느냐, 국력이 커져서 힘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키자면 어떻게 해야 지켜지느냐, 국력이 커져서 힘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유를 뺏으려고 외부에서 침략자가 왔을 때에 우리는 그것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되겠는데, 데모만 해가지고 막을 수 있느냐 이것입니다. 이런 현실과 처지에서 살고 있는 우리 젊은 학생들이 내일의 조국을 짊어지고 나가기 위해서, 또 내일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이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 하는 것을 한번 가만히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거리에 뛰어 나와서 날마다 데모를 하는 것이 오늘날 이 시간에 우리 대한 민국의 학생들이 할 일이냐, 그렇지 않으면 황금과 같이 소중한 이 시간을 일분 일초라도 아껴서 공부를 더 하고 책을 더 읽고 실력을 배양해서, 요다음에 사회에 나가서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사회와 국가를 잘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이 시점에서 학생들이 할 행동이 아니겠느냐, 여기에 대한 답변은 자명할 것입니다.
옛날 이런 시가 있습니다. 한문 시입니다 마는 잘 아시는 것입니다. 우리 어릴 때 많이듣고 이것을 노래로도 부르고 하던 것입니다. 소년(少年)은 이로(易老)하고 학난성(學難成)하니 일촌(一村)의 광음(光陰)인들 불가경(不可輕)이라 하는 시가 있습니다.
「소년은 이로」하고, 젊은 시대라는 것은 늙기가 쉽고,「학난성」이니, 학문은 성공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촌의 광음」인들, 짧은 시간인들 이것을 가볍게 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라는 것은 황금이다, 이 시간을 아껴서 공부를 하고 수양을 해야 된다 하는 그런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러한 귀한 시간에 날마다 데모만 하고 학교 수업을 거절하고 또 어떤 때는 휴교를 해서몇 달씩 놀고 그래 가지고 오늘날 대한 민국의 학생들이 무슨 실력을 기르고 무슨 공부를 하느냐 이것입니다. 그것이 장차 이 나라 이 사회의 주인공이 될 우리 대한 민국의 대학생들이 취할 행동이겠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들 기성 세대도 학생 제군들과 같은 그러한 꿈 많은 젊은 시대를 한 번씩은 다 경험하고 살아 온 사람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우리들의 젊은 시대보다는 훨씬 더 행복한 환경에 살고 있다고 나는 봅니다.
우리들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서 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나라 없는 백성이었던 것입니다. 일제 식민지 백성이어서 우리말도 마음대로 못했고, 우리 이름 석자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강요를 당했던 것입니다.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아 왔고, 더군다나 우리의 조국 운운하는 그 조국이라는 말은 입 밖에 내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떳떳이 우리의 조국이 있지 않느냐 이것입니다.
대학만 하더라도 어떻습니까. 내가 알기에는 일제 시대에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 우리 나라에는 남북한을 전부 통틀어서 종합 대학이라는 것은 지금 서울 대학 자리에 「경성 제국 대학」이라는 것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나라에 대학이 몇 개입니까, 종합 대학만 하더라도 한 100개 되는 것이 아닙니까, 일제 시대에 「경성 제국 대학」에 한국 사람이 몇 사람 들어갔습니까, 일본 사람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한국 사람이 매년 한 20, 30명 겨우 들어갔던 것입니다.
오늘날은 어떠냐 하면 아마 지금도 학생들이 시험을 치는 시기라고 보는데, 매년 한 4만여 명이라는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고 한 4만 여 명이라는 학생이 졸업을 해 나오고, 그만큼 우리는 자기만 열심히 하면 공부할 수 있는 기회와 그 문호가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얼마든지 자기가 노력해서 발전할 수 있고 앞으로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공헌할 수 있는 기회와 문이 열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시대에는 이런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집안이 가난해서 대학에 가 생각도 안 했지만 돈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때 아마 대학에 못 갔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일본 사람들이 벌써 제한을 하고 있으니까 우리에게는 그런 기회와 문호를 전부 막아 놓았던 것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을 쌓으면 자기 개인도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고, 나라도 얼마든지 부강할 수 있고, 또 나아가서는 남북 통일도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든지 비뚤어지게만 본다든지 하는 생각을 갖지 말고 활달한 기운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좀더 큰 뜻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내일의 영광된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하는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보다 더 분발을 하고 전진을 해 달라는 것을 오늘 이 기회에 우리 젊은 학생들에게 당부하고자 합니다.
1974. 01. 18
박정희 대통령 연두기자회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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