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흰 눈이 내리면 / 雪花 박현희

鶴山 徐 仁 2010. 1. 11. 19:16



      흰 눈이 내리면 / 雪花 박현희
      매서운 칼바람 몰고 오는
      동장군의 기세에 눌려 주눅이 든 채
      오슬오슬 떠는 나목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봄을 꿈꾸며
      침묵 속에 겨울나기를 기다립니다.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텅 비인 겨울 들녘에
      찬 서리 소리없이 내리고
      탐스런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이면
      내 안에 자리한 하얀 그리움 또한
      차곡차곡 쌓여만 갑니다.
      보송보송 흰 눈이 내리면
      눈부신 은빛 설원 속으로
      넉넉한 그대 팔에 안겨 살포시 어깨를 기댄 채
      사각사각 발자국을 남기며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영롱한 눈꽃으로 만발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은빛 설원만큼이나
      그대와 나의 사랑도
      세상 세파에 물들지 않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순백의 사랑으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