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당서 억척스럽게 번 돈 화폐개혁으로 '휴지'…
한반도평화硏 '화폐개혁 토론회'
"北정부 對 시장세력 대결"… "개성 임금인상 요구할 것"
북한이 7일부터 새 화폐 사용을 시작한 가운데 이번 화폐개혁의 최대 난관은 40~50대 '시장 아줌마들'의 분노일 것이라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에서 시장 상인 대부분은 자녀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40~50대 여성들인데, 이들은 이번 조치로 그동안 모은 돈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장사마저 어렵게 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이다.한 내부 소식통은 "'함경도 또순이' 등 억척 아줌마들이 극도로 화가 났다"며 "시장은 김정일 성토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절박한 '아줌마들'은 잡혀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끼리끼리 모여 당국을 비난한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젊은 보안원들이 제지를 하지만 아줌마들은 '개×× 꺼져라', '넌 부모도 없느냐'며 거세게 항의한다"고 전했다.
- ▲ 북한 화폐개혁 때문에 시장 아줌마들이 화났다. 모은 돈도 빼앗기고 장사하기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북한의 한 장마당에서 아주머니들이 물건을 파는 모습.
한 소식통은 "특히 상인들이 식량을 움켜쥐고 있어 살인적인 식량값 상승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이날 "12월 1일부터 국가식량공급소에서 주민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시작됐다"며 "온성·회령·무산 등 함북 전 지역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공급받아 혼란스런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도 "이제 곧 배급이 재개되니 돈은 크게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1990년대 중·후반에 왜 수백만명이 굶어 죽었겠느냐"며 "(배급이 된다는 말에) 두 번 속는 바보는 없을 것"이란 반응이라고 한다.
한편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윤영관 서울대 교수)이 이날 개최한 '북한 화폐개혁' 관련 토론회에서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이번 화폐개혁은 외화 보유 비중이 높은 북한 내 중간 이상 계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대신 일반 주민들의 삶을 급격히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윤영관 교수는 "이번 조치는 북한 정부와 시장 세력 간 대결의 첫 번째 라운드로 앞으로도 수차례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박사는 "원망과 반항의 마음을 더 크게 키우고 있을 북한 주민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고,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박사는 "북한이 내년 8월 이후 화폐개혁을 이유로 개성공단 임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