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가을의 기도

鶴山 徐 仁 2009. 11. 1. 11:25

 
   
   
  서정후 님께 드립니다.
     
가을의 기도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도 늦가을에 내리는 비는 우리로 숙연하게 만든다.  마치 갈 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늦기 전에 준비하라는 알림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헛바퀴를 돌리듯이 낭비하며 살아온 세월을 꾸지람하며 이제나마 제자리를 찾으라는 재촉으로도 느껴진다. 저녁나절 가을비 소리를 들으며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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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 . . . . . . . . . . . . . . . . . . . . . 김현승(金顯承)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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