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저녁 산/ 이향아

鶴山 徐 仁 2009. 10. 30. 11:03

저녁 산 

          이향아

 

저녁 山이 앓는 것을
모를 뻔하였네

긴 긴 낮 하늘
떠받혀 올리던 장대
저녁이면 고단해서
휘청거리는 것을

피묻어 나겠네
자즈러지는 노을
저녁 山 바라 타오르고
타는 노을 턱 밑에서
저녁 山 앓는 것을

모를 뻔하였네
걸어서 하루, 짱짱한 백 리
제 그림자 걷어들이는
저녁 山 발걸음을
하루치 어스름
몇 마을의 위안
나갔던 새들 불러들이는
저녁 山 쉰 목소리를

山이 저녁에 앓는 것을 모를 뻔하였네
山이 저녁으로 늙는 것을 모를 뻔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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