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국화 옆에서

鶴山 徐 仁 2009. 10. 30. 09:26

 
   
   
  서정후 님께 드립니다.
     
국화 옆에서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이라면 생각나는 것이 가을의 꽃, 국화이다.  그리고 국화라면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가 떠오른다.
나이들어 가면서 나는 이 시가 좋다. 고등학생 시절에 국어 교과서에 실렸기에 읽게 된 시인데 그간 세상살이에 분주하여 잊고 있다가 나이들어가며 다시 기억을 되살려 읊조리게 된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적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오늘도 단풍이 짙어가는 산길을 다녀오며  이 시를 읊조렸다.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를 읊을 때엔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 하여 숙연하여지곤 한다. 그래서 가을은 생각이 깊어지게 하는 계절이라 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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