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북한 주민 11명이 탄 전마선이 동해안 앞 바닷가에서 발견된 가운데 군.경의 해상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을 가늠케 하는 주민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강릉에 거주하는 김모(40)씨는 지난 1일 오후 5시30분께 주문진 5리 인근 팬션 앞에서 특이한 모양의 배 한 척이 해안과 불과 30~50m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소돌항 방면으로 이동 중이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평소처럼 팬션 앞마당에서 지인 3명과 함께 담소를 나누다 뱃머리가 올라간 형태의 낯선 목선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었지만 배 주변에는 해군이나 해경 경비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
김씨는 “‘간첩선이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았을 만큼 생소한 모양의 배가 해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어 유심히 살폈다.”며 “해안에서 불과 50m가량 떨어진 항로를 따라 이동하기에 암초에 부딪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 안에는 검은 복장을 한 남자 3명이 나란히 않은 채 육지를 바라보고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목선 주위에 해군이나 해경 경비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씨의 목격담은 사건 당일인 1일 오후 6시1분께 목선을 발견해 해경 등에 최초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노모(30)씨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당시 노씨는 강릉 주문진 앞 50m 해상에 바이킹 모양의 이상한 배가 떠 있어서 해경 주문진지소 등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씨와 노씨가 각각 목선을 발견한 주문 5리와 주문진항은 4~5㎞ 남짓 떨어져 차량으로 5분 거리인데다 목격 시간대도 30여 분가량 시차를 두고 있어 북한 주민 11명이 탄 목선이 강릉지역 해안을 따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 선박을 포착해 강릉 주문진항으로 안전하게 유도했다는 군 당국의 설명과 상당 부분 어긋난 것이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 등 주민들은 “북측 목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강릉 주문진 앞바다까지 내려와 유유히 항해했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라며 “과거에도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으로 잠입하는 등 허술한 해안감시망 탓에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