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소득이 높아져도 꼭 행복으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1950년부터 1970년까지 일본 국민소득은 일곱 배 증가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국민소득이 최하위권인 방글라데시와 비슷할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국민 복지를 위해 소득을 높인다는 경제정책의 목표에 어긋나 '이스털린의 역설'로 불렸다.
▶국가행복지수는 측정하는 기관이 어디인가, 어떤 변수를 보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최근엔 '생태환경' 변수도 중요시된다. 코스타리카는 20년간 생태 보전에 힘써왔다. 전 국토의 25%가 자연보호구역이다. 5년 전 동부 해안에서 유전(油田)이 발견됐지만 시추를 금지하고 대신 수력·풍력 발전에 투자했다. 쿠바나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도 생태정책을 중시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실 행복감은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수가 많다. 20만원짜리 운동화를 신은 아이의 만족감은 운동화의 질과는 별 관계가 없다. 자기 운동화에 유명 브랜드가 붙어 있다는 걸 친구들에게 과시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아이도 다 유명 브랜드를 신게 되면 그 운동화를 신는 데서 오는 만족감은 뚝 떨어진다. 결국 사회가 부자가 될수록 행복해지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최근 몇십 년이 그런 사회였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