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스크랩] 난 이런 날이 좋더라

鶴山 徐 仁 2009. 6. 6. 09:00

 

 

 

        난 이런 날이 좋더라 



        약간은 흐린 듯하고

        무언가 쏟아질 것 같은

        그래서

        조금은 우울해지고 싶은

        이런 날이 좋더라.


        향이 좋은 커피를 앞에 놓고

        조금은 사치하게

        여유를 부려보는

        이런 날이 좋더라.


        맑은 날에 가려서

        잊고 살았던

        지난 옛 기억들을

        끄집어 꺼내볼 수 있는

        이런 날이 좋더라.


        바쁜 것 접어두고

        한껏 푸근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고

        웬지,

        모든걸 품을 수 있을 것 같은

        충만함이 솟아나는

        이런 날이 좋더라.


        부추넣고 감자넣고

        양파넣고 골고루 섞어

        고소한 냄새풍기며

        부침하나 지글지글 지져서

        세상사 질펀하게 풀어 놓으며

        앞집 뒷집 여인네들 모여앉아

        화기애애 해보고 싶은

        이런 날이 좋더라.


        누구에게 전화할까?

        누구를 불러볼까?

        어떻게들 변했을까?

        어떻게들 살고 있을까?


        그리운 향수에 젖어

        빙그레 웃어볼 수 있는

        이런 날이 좋더라.


        비록

        빈 둥지같은 모습으로

        불혹에 있을 지라도



        오늘의 지금

        내가 너무 좋더라.
        .

        - 옮긴 글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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