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민주당 사람들에게/ 김동길교수

鶴山 徐 仁 2009. 6. 3. 13:30

2009/06/03(수) -민주당 사람들에게-

 

고려 말의 선비 길재가 이렇게 읊은 적이 있습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 /

어즈매 태평연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이방원이 주는 벼슬을 끝까지 사양하고 충절을 지킨 고려의 충신 길재의 심정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오백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도읍지로 당당하던 고려의 서울 개성을 말을 타고 둘러보니,

산은 그대로 있고 물도 예대로 흐르는데, 잘난 사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구나.”

노무현 씨 장례식을 치룬 야당 민주당의 심정이 그렇다면 나도 이해가 갑니다.

어쨌건 한 때의 동지였으니까요.

그러나 민주당 사람들이 노 씨의 범죄사실이 점점 뚜렷하게 밝혀지기 시작하자,

“다 노무현과 상관 없어요”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갑자기 “노무현 정신 계승”을 들고 나오니

우리 국민은 우리의 눈을 의심하고 우리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란 잘 잊어버리고 어리석기만 한 존재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2006년 지방선거에 참패하고 민주당과 그 전신인 열린 우리당은

노 씨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자

되도록 노 씨와의 인연을 멀리하고자 노력한 것이 사실입니까, 아닙니까.

정세균 대표, 돌연 태도를 바꾸어 “노무현 정신 계승”을 부르짖고 나온다면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고인에 대한 당의 태도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의 소리가

당내 일각에서도 일어났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열린 우리당의 “반노” “친노”의 갈등이 심했던 사실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때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노 씨 그늘 아래서는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수 없다” 이것이 당내의 의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탈당한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일간지를 보니,

“탈당파 의원들의 워크숍에서 현 민주당 원내대표인 이강래 의원은

 ‘노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 후보감이었지만 훌륭한 대통령감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며

15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전했으니,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건 그 당시 노무현 씨는 심기가 매우 불편한 표정으로 열린 우리당을 탈당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들 중에 단 한 사람인들

“나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 하겠다”고 하였습니까. 모두가 “노무현 때리기”에 바빴습니다.

노 씨가 박연차 게이트로 시달릴 때 “노무현은 그런 사람이 아니오”라며

그를 변호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습니까.

정치가 간사한 것이고 정치하는 자들 중에 간사한 자들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제 와서 “노무현 정신을 계승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속이 들여다보이는 아부성 발언이 아닙니까.

너무 이러지들 마세요.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