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연루된 전(前)대통령이 자살한 순간부터 성자(聖者)가 되는 나라..."

"비리 연루된 전(前)대통령이 자살한 순간부터 성자(聖者)가 되는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나"

신은진 기자 (조선일보)

2009년 06월02일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길 교수 비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부정과 비리에 연루돼 검찰의 조사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자살한 그 순간부터 성자(聖者)가 되는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게 뭡니까라는 말이 저절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언론이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성자로 만들며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국민장 기간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취지에서 훌륭했던 점과 잘한 일을 골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참을 만하다"면서도 "방송사들은 왜 노사모파와 반 노사모파가 TV에서 한번 붙어 국민 앞에서 누가 옳은지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않는 것이냐"고 했다. 김 교수는 앞서 노 전 대통령 서거 전인 4월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먹었으면 먹었다고 말을 해야죠' 제목의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살을 하거나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는 수밖에 없겠다"고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이다. 비극의 책임은 노씨 자신에게 있다"(5월 25일), "그는 순교자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니고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다 누렸고, 저승으로 가는 길도 본인이 선택할 것일 뿐 누구의 강요나 권고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5월 30일)"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