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의 주건물 대통령궁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모스크바의 관광은 러시아의 상징인 크렘린궁부터 시작했다. 세계에서 모여든 수많은 관광객들 속에 휩싸여 후문인 크타프야 탑으로 입장을 하니 크렘린에서 가장 높은 트로이츠카야 탑을 지난다. 삼위일체의 문이라고도 불리는 이 문은 황제와 군대가 개선하던 곳으로 높이가 80m나 되며 첨탑 꼭대기에는 공산주의의 상징인 붉은 별이 빛나고 있다.
크렘린은 원래 성벽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러시아에는 수많은 크렘린이 있다. 이 모스크바 크렘린은 1,156년에 건설된 이후 오랜 역사 속에서 황제의 성으로 번영을 누려왔다. 성 안에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하여 황제성당, 무기고 등 수많은 건물이 있다.
크렘린궁에는 나폴레옹 전쟁 때 빼앗았다는 대포가 수없이 놓여있고 또 하나의 커다란 대포가 있다. 포신에다 섬세한 조각을 하고 그 아래 사자를 새겨놓은 엄청나게 큰 대포는 제정 러시아 때 만든 것으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용은 불가능한 것이란다.
모스크바 대종
그 옆에 있는 종 역시 세계에서 제일 큰 것으로서 직경이 6.6m에, 높이가 6.1m로 무게가 200t이나 된단다. 표면에다 섬세한 조각을 해놓은 이 종은 1,735년에 만들어졌으나 백년이상 방치되어 있던 것을 1,836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현재의 자리에 놓여졌다고 한다.
대포와 종을 보니 너무 커서 입이 딱 벌어진다. 이것은 세계에서 제일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이제는 세계 제일의 군사 대국이 되겠노라고 만들었을까, 아니 어쩌면 저 종과 함께 전 세계에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전하려고 만들었을는지도 모른다.
크렘린궁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이반 대제의 종탑은 높이가 무려 81m나 된다. 건물에는 21개의 종이 있는데 종마다 무게와 주조자 성명, 주조 년월일이 새겨져 있어서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곁에 다섯 개의 돔이 있는 우스펜스키 성당은 1,479년에 완공된 것으로 내부의 벽면과 천장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성서를 해설해놓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옛날에는 러시아 정교의 총 본산으로 역대 황제의 대관식과 예배가 거행되던 곳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관광객들만 들끓고 있다.
다섯 개의 둥근 지붕이 유난히 돋보이는 아르한겔스키 성당은 역대 황제와 귀족들의 납골묘 48기가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름이 새겨진 청동의 관이 건물 바닥에 빽빽이 늘려있고 벽에 있는 러시아 민족의 독립투쟁을 그린 벽화는 유명한 것이란다.
이들은 옛날 크렘린궁의 핵심 건물로 모두 그리스정교의 성당으로 소련이 옛날에는 그리스정교가 널리 신봉되어 왔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공산주의가 쇠퇴해 가자 다시금 성당의 역할이 늘러나고 있다. 인간이란 역시 물질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크렘린 궁전 안에는 여기저기 경비병이 서있고 그들은 관광객이 출입할 수 없도록 줄을 그어놓은 곳을 들어가면 호루라기를 불어서 경고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 나도 사진을 촬영하려고 선을 넘었다가 그들이 호루라기를 부는 바람에 잡혀가지나 않나 하고 혼이 났다.
크렘린 구경을 마친 나는 영원한 불꽃이 타오르는 무명용사 묘를 돌아보고 레닌 묘를 찾았지만 오늘은 테러의 위험이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 관람이 불가능 하단다. 그래서 군인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데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레닌 묘를 보려고 끝도 없이 모여들었지만 끝내 보지 못하고 말았다.
성 바실리 성당
성 바실리 성당은 이반 4세대제가 러시아의 일부를 지배하던 몽골의 카잔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황제의 명을 받은 건축가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성당을 지었지만 너무 아름답게 지은 것이 비극이었다. 건물의 아름다움에 취한 이반 4세는 다시는 이런 성당을 지을 수 없도록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붉은 광장
붉은 광장은 러시아 사람들은 ‘크라스나야 플로시차지’라고 하는데 원래는‘아름답다’라는 뜻이었으나 ‘붉다’가 되었고, 그래서 ‘아름다운 광장’이 ‘붉은 광장’이라 불리게 되었다.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러시아 수도에서 공산주의의 상징인 크렘린궁을 돌아보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자유진영에 맞서서 세계를 호령하던 크렘린이 아니던가. 해방된 조국의 북한을 점령하여 6,25 전쟁을 일으키게 하고 동유럽을 공산화했는가 하면 쿠바를 지원하여 미국을 위협하던 나라가 이제는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하철
지하철 에스컬레이트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스크바 지하철을 구경하려고 역으로 가는데 어린이를 안은 젊은 여인들이 손을 내밀고 ‘원 달러!’를 외치고 있다. 직업이 없는 모양이다. 주민들 모두가 잘 산다는 공산주의 사회의 종주국이 그 수도인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여인들을 보니 과연 공산주의가 만민이 평등하게 잘사는 지상의 낙원인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한숨이 나온다.
레닌 묘
스몰래스카 역에서 모스크바의 명물인 지하철을 탔다. 지하 80m까지 급경사의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내려가서 탄 전차는 고물이었다. 하지만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는지 많은 승객들이 타고 간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서 몇 정거장을 가다가 내렸지만 정거장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모스크바 지하철은 자랑할만했다.
아르바트 거리는 보행자들의 천국이었다. 길바닥에다 타일로 글씨와 그림을 그려놓은 거리는 옛날에는 장인의 거리로 목공과 대장간, 음식점이 많아서 이름난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길 양쪽에 기념품 상점이 즐비하고 길에서 그림을 파는 사람도 있었으며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도 있었다.
내 초상화를 그린 화가
나는 여기서 초상화를 한 장 그렸다. 파리 몽마르뜨르 언덕에 갔을 때 시간이 없어서 그리지 못한 초상화를 단 20분이면 된다고 하기에 그린 것이다. 젊은 화가가 순식간에 그린 나의 초상화는 나를 닮았는가. 어쨌든 초상화는 나의 모스크바 여행의 멋진 기념품이다.
거리가 끝나는 곳에는 동상이 한 쌍 서있었다. 푸쉬킨 부부의 동상이다. 이것은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것으로 러시아의 대문호인 그는 아내의 연인과 결투를 하다가 죽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모스크바 대학
1755년에 설립된 모스크바 대학은 레닌 언덕의 넓은 숲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대학은 본래 붉은 광장 부근에 있었으나 1953년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으며 공산권 최고의 명문대학이다. 현재 19개 학부, 27개 단과 대학, 3백 44개의 전공분야가 있는 이 대학 건물은 32층으로 높이가 240m인데 중앙에 60m의 첨탑이 솟아있으니 성당처럼 보였다.
모스크바 대학 부근에 있는 레닌 언덕에 나섰다. 이곳은 고도가 200m나 되어서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모스크바 시가지가 한눈에 든다. 그래서 모스크바에 온 사람들은 이곳을 빠짐없이 찾고 있다.
모스크바 공항으로 가는 길가에는 은빛 로켓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탑이 서있다. 높이가 96m나 되는 이 탑은 유리 가가린이 최초로 우주정복을 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것이란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로켓과는 달리 퇴락의 길로 걷고 있으니 역사는 아이러니 한 것이 아닌가.
모스크바 비행장에서 비행기를 타고 유리가가린처럼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그리고 동쪽으로 기수를 돌린 비행기 창 밖에는 태양이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이면서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 이로써 북유럽 여행이 막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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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북유럽 여행기를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지난해 10월에 17일동안 다녀온 인도와 파키스탄의 2차배낭여행기를
자료가 정리되는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山河 姜中九 드림
크렘린궁 북문
크렘린궁
크렘린궁
크렘린궁에 입장하려는 사람들
모스크바 대학
모스크바 대학
국영 쿰백화점
쿰백화점 내부
모스크바 국립역사박물관
아르바트 거리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푸쉬킨 부부상
개선문
모스크바 올림픽 경기장
볼쇼이 극장
푸쉬킨 박물관
http://blog.chosun.com/sanhasa/375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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