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길섶에서] 임종(臨終) /오풍연 법조대기자

鶴山 徐 仁 2009. 2. 14. 10:51

매사에는 처음과 끝이 있다. 이를 시종(始終)이라 한다. 이 세상에 만고불변은 없다. 언젠가는 사라지게 된다. 인생사도 그렇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죽음 앞에선 불가항력이다. 그것을 담담하게 발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야 두려움도 없어진다.

 

누구나 한 번은 죽음을 맞닥뜨려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그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해 주기에 상상조차 하기 싫다. 얼마 전 지인의 상가에 들렀다. 부인을 잃은 마음의 상처가 컸던지 매우 수척해 보였다. “임종은 지켜 보았느냐.”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을 나타냈다. “도저히 볼 수 없어 자리를 피했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는 것. 그 분의 평소 성품으로 볼 때 이해가 갔다. 극진한 병간호는 주위를 감동시키곤 했다.

인간이 편안하게 죽을 권리는 부여 받지 못했다. 안락사를 제시하지만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법도 허용치 않고 있다. 고통 없는 죽음, 아름다운 임종은 요원한 것일까.

오풍연 법조대기자 poongynn@seoul.co.kr

2009-02-1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