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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뻥튀기' 교통수요 예측과 혈세

鶴山 徐 仁 2008. 11. 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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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교통수요 예측과 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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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공항철도는 '세금 먹는 하마'다. 지난해 3월 개통한 공항철도는 운항 첫해에 하루 평균 20만7421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운영결과를 살펴보면 예측치의 6.4%에 불과한 1만3212명에 그쳤다.

    수입이 그만큼 줄어든 것은 당연한 이치. 어지간한 회사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운영을 맡고 있는 공항철도(주)는 느긋한 표정이다. 예상 수익에 못 미친 손실의 90%인 1093억원을 정부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채워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은 수요 예측에서 '뻥튀기'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인천공항철도의 교통수요 예측 조사만 살펴봐도 예측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 수 있다.

    정부가 영종도에 공항을 만들고 동북아 물류 교통 '허브(Hub)'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한 것이 1994년 무렵. 당시 교통부(현 국토해양부)는 "공항을 잇는 철도를 만들면 이용객이 얼마나 될지를 평가해 달라"며 한 민간회사에 용역을 맡겼다. 그 회사는 "개통 20년 후에는 하루 138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희망에 찬' 결과를 내놓았다.

    1999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이번에는 철도청이 교통개발연구원에 교통수요 예측을 맡겼다. "개통 20년 뒤면 하루 평균 81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이 조사 결과에다가 인심 좋게도 '1만명'을 보태 82만명을 '협약 수요'로 정했다. 이용자가 82만명에 못 미치면 그 부족분을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뜻이다.

    국토해양부는 올 들어 또 한 번 수요 예측을 의뢰했다. 이번에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만명을 넘기 힘들다"는 결과가 나왔다. 맨 처음 예측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교통수요 예측이 부풀려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수요 예측을 최대로 잡아야 사업 허가를 따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차피 부족분을 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너 나 할 것 없이 수요를 왕창 부풀렸다.

    곳곳에서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는데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현재 공항철도의 사장은 김윤기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다. 그는 2001년 3월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며칠 전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신공항철도 건설 실시협약을 체결할 때 주무 장관으로 참석했다. 당시 계약에는 2040년까지 공항철도 수입이 예상치의 90%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 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인한 혈세 낭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국토해양부는 최근 입법예고한 교통체계효율화법에 부실한 수요 예측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만들었다. 지침을 따르지 않고 부실한 수요 예측을 한 용역업자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누가 봐도 수긍하기 어려운 '솜방망이' 처벌 조항이다. 그나마 사업 인허가를 담당하는 관료에게 책임을 묻는 규정은 아예 만들지도 않았다.

    '도로·건설 마피아'라는 말이 있다. 도로·건설업자, 관련 공무원, 국회의원, 분석전문가들의 유착관계를 비꼬는 표현이다. 마피아는 조직의 이익과 보호를 위해 말단 조직원에게 '총대'를 메게 한다. 용역업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자신들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국토해양부의 발상, 진짜 마피아도 울고 갈 일이다.

                                                                                                                                    

  • - 조정훈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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