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철교는 알고 있다 [ 5 ]

august 의 軍史世界

 

한강철교는 알고 있다  [ 5 ]

 

 

 

해방, 분단 그리고 비극

 

질곡과 고난의 시기를 지나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현대사의 비극이 해방과 더불어 우리 땅에서 벌어졌는데 바로 이데올로기에 의한 국토의 분단이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분단은 좁은 한반도가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며 별개의 나라로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 질곡의 터널을 지나 해방의 날을 맞았습니다 ]

 

어쨌든 일제의 침탈도구로 이용되던 철도는 해방이후 우리 사회의 주요 사회간접자본으로 남게 되어 고속도로가 뚫리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까지 유일한 혈맥노릇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하여야 할 점이 있는데 일부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무리들이 자주 인용하는 예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 1970년 이전까지 철도는 유일한 혈맥 노릇을 하였습니다.
( 1969년 추석 모습인데 (上) 해외토픽에 등장하는 요즘 제3세계의
진기한 풍경이 (下)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 ]

 

일제의 지배가 없었다면 법률, 교육, 보건, 통신 등의 기초적인 제도와 설비의 도입이 늦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고 그들이 대표적 증거라고 인용하는 것이 바로 철도입니다.  만일 일제가 없었다면 철도를 그와 같이 신속히 갖출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점과 그 당시 부설된 철도노선이 아직까지도 대부분 주요 수송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확실한 증거로 내세웁니다.

 

[ 1906년 안양역인데 과연 이런 모습만 보고 근대화를 논할 수 있을까요 ? ]

 

교통망 확충에 있어 도로 우선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해방이후 지금까지 2004년 개통된 KTX 고속철도선외 100 Km 가 넘는 기간 간선 철도망을 새로 놓은 적이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깔린 철도를 개량하거나 지선을 연결하는 정도만 하여왔고 오히려 도로망 확충 후에는 많은 적자노선들이 폐선 되었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일제 당시의 기초골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KTX 는 철도르네상스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대 역사였습니다 ]

 

하지만 이러한 주장처럼 어불성설인 것도 없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에 투자를 하는 것은 철저히 경제적인 원리에 따른 것으로 그 이상의 수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피지배민족을 착취하고 수탈하고 또 이를 발판으로 침략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로 그들은 최소한의 투자만 하였을 뿐이고 앞에서 알아본 것처럼 그 기초가 되던 교통망이 철도였던 것입니다. ( 관련글 참조 )

 

[ 경부선 완공식의 모습인데 우리 민족의 복리가 우선은 아니었습니다 ]

 

어쨌든 신생 대한민국의 기간 교통망으로 거듭난 한국의 철도와 그 중심 표상인 한강철교는 수탈과 착취가 아닌 국민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도구로써 사용되게 되었으나 이러한 행복한 시간도 얼마가지 않아 비극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흉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1950년 6월 28일 새벽에 있었던 한강 인도교-철교 폭파 사건입니다.

 

[ 북괴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발하고 북한의 초기 진공을 막기 위해 국군이 용전분투하였으나 전쟁이 개시 된지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적에게 함락되는 치욕을 맞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전황이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속이면서 먼저 살겠다고 도망을 친 당시 위정자들은 상당수의 아군과 장비 그리고 민간인을 서울에 놔둔 체 한강다리를 폭파시켰습니다.

 

[ 폭파 된 한강 인도교와 철교의 모습 ]

 

6월28일 새벽 2시30분 한강철교와 인도교가 적의 진격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순전히 고의에 의해서 폭파됩니다.  심야에 귀청을 찢는 커다란 폭음과 더불어 한강의 하늘을 훤하게 밝히는 섬광이 있은 후 굉음을 내며 한강철교와 인도교의 일부 상판들이 강물로 무너져 내리며 순식간 다리가 끊겼고 더불어 수많은 이름 모를 민초들이 희생되었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