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온라인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일화를 소개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해 6월3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두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남측 특사 일행’에게 6·15공동선언문과 관련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특사 일행과 4시간 반 동안 면담한 자리에서 “남조선 당국자(김대중 전 대통령)가 정치활동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도 큰 선에서 공동선언이나 발표하고 앞으로 지향적으로,발전적으로 북남관계를 점차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는 의견도 냈다고 한다.
“북남 수뇌상봉(정상회담)에서 발표할 문건이 지난날의 것을 반복하고 모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뜻이자 의지였다는 것이 ‘우리민족끼리’의 평가.
김 위원장은 또 특사에게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올 때 남조선의 전직 대통령들도 함께 데리고 올 데 대한 의견”도 내놨다고 매체는 전했다.당시 남측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들의 동반 방북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특사 일행을 위해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내가 이제 (김대중)대통령을 만나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북과 남이 서로 마음이 통해서 이 땅에서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나가야 한다.자존심이 곧 힘이다.”라고 말했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소개했다.이어 김 위원장이 “앞으로… 조선 문제는 어디까지나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것은 장군님(김 위원장)께서 남조선 당국자를 만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과,그를 만나서 하게 될 담화의 기본 종자를 명시한 것”이라고 이 사이트는 풀이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더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기를 평양에 불러줄 것을 여러 통로를 통해 요청”했고,김 위원장이 “이 해(2000년) 조국통일운동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제낄(열어젖힐) 원대한 꿈을 품”고 “남조선 당국자의 평양방문 초청 제의”를 받아들여 첫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합의서(4·8)가 채택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4·8합의서 채택 다음 날인 9일 “남조선 당국자가 평양에 오는 것은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는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며 북남관계를 전진시키는 데서도 하나의 사변”이자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이라고 평했다고 한다.김 위원장은 또한 “북남합의서가 채택된 것은 우리의 막강한 군사적 힘에 의해 마련된 승리,다시 말해 선군(先軍)정치의 위대한 승리”라면서 “우리가 선군정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