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한려수도 쪽빛바다와 대숲바람 초록이 동색이네

鶴山 徐 仁 2008. 5. 19. 18:45

 

 

봄의 향연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샛빨간 동백을 시작으로 노란 유채꽃, 눈송이를 뿌려 놓은 듯한 벚나무의 화려함이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봄의 유혹은 그 뿐만이 아니다. 쪽빛 바다에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섬들의 향연과 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대숲에서도 봄은 화려하다.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 한산도를 잇는 300리 한려수도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경남 사천ㆍ삼천포는 봄의 색다른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이야기를 잘 하다가도 어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일을 그르칠 때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 된지도 오래다.

선진리성의 벚꽃, 한려수도 크루즈 유람, '한국의 아름다운 길'인 창성ㆍ삼천포대교, 비봉내 대숲마을 등 일부러라도 삼천포로 빠져보고 싶은 그런 곳으로 변했다.

◇유람선 타고 한려수도로 봄 유람 떠나볼까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진주를 지나쳐 자연스럽게 삼천포로 빠졌다.

사천IC를 나와 동백과 벚꽃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선진리성 해안길을 돌아 삼천포항으로 향했다. 유람선을 타고 천혜의 비경인 한려수도의 색다른 봄 풍경을 느끼기 위해서다.

삼천포 앞바다에는 섬이 징하게 많다. 11개의 유인도와 6개의 무인도가 연출하는 장면은 아찔하도록 아름답다. 쪽빛으로 반짝이는 바다 위에 길게 꼬리를 그으며 지나는 고깃배라도 한 척 더하면 완벽한 바다 풍경이 완성된다.

선착장에서 10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크루즈 유람선인 한려수도호(1천톤급)에 올랐다.
삼백리 한려수도…/구비 구비 바닷길에 배가 오는데…/섬색시의 풋가슴속은/빨갛게 동백꽃 처럼 타오르네…./ 이미자의 '삼백리 한려수도'가 먼저 여행객을 맞는다.

손님을 태운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부두를 빠져 나간다. 3분여 파도를 헤치자 먼저 창선ㆍ삼천포 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초양교, 늑도교, 단항대교, 엉개교 등 각각 다른 모양의 5개 교량은 소박한 자태의 섬들과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교옆으로 펼쳐진 유채꽃밭이 아름다운 풍광을 더한다.

가족가 함께 온 주윤상(38)씨는 "작은 유람선이 아니라 일단 배가 크니까 안정감이 있어 좋다"며"한려수도의 절경들과 함께하는 봄 나들이가 즐겁다"며 웃는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자 3~4그루의 해송이 감싸고 있는 손바닥 크기의 코섬과 죽방렴이 나온다.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 물목에 대나무 발 그물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원시어업으로 남해 지족해협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잠시라도 눈을 돌릴 수 없이 이어지는 풍경에 스피커를 타고 전해지는 항해사의 설명이 곁들여져 한려수도의 명품 그림이 그려진다.

조문규 선장은 "삼천포 앞바다는 맑은 물에 물결 또한 잔잔해 유람선을 타고 한려수도를 감상하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다"고 자랑한다.


40여분이 지나자 한려수도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수우도가 모습은 드러낸다.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으로도 불리는 수우도는 매바위, 해골바위 등 해안의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옆으로 전설의 고향의 단골메뉴였던 '옥녀 아가씨'의 애절한 전설이 깃든 사량도, 코끼리가 물을 먹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코끼리 바위, 스님 바위, 사자 바위 등 천혜의 비경들이 줄줄이 펼쳐지며 뱃놀이의 정취를 더해준다.

◇뒷짐지고 느릿느릿 초록빛 봄속을 거닐다

곤양면에 자리한 비봉내마을은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대나무 숲에 앉아 댓잎 이는 봄바람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체험장 입구에 서면 제일 먼저 초록병풍을 두르고 있는 듯한 장독대가 눈에 들어온다. 직접 담근 장류들이 숙성되고 있는 항아리 뒤로 1만여 평의 대숲이 펼쳐진다.

죽림욕장으로 들어서자 하늘을 향해 쭉쭉 솟은 대나무들이 제각각 뽐내기 시작한다.
말라서 떨어진 댓잎들은 푹신푹신한 카펫처럼 깔려 발걸음은 더욱 가볍다. 원시림에 가까운 대숲을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대숲 특유의 상쾌한 느낌과 바람에 서걱대는 댓잎 소리에 온 몸에 쌓인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는 듯 하다.

죽림욕장 중간 쯤에는 지난 2일 첫 모습을 드러낸 죽순 하나가 수줍은 듯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첫 움을 틔운 죽순이 다 자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70일. 특히 비가 온 다음 날엔 부쩍 많이 자란다. 때문에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

대나무가 수액을 가득 머금는 5월부터 수액을 얻기 위해 간벌을 한다. 수확한 수액으로 고추장과 된장 등을 담는다.

비봉내마을은 25일부터~27일까지 '대나무야 놀자'라는 주제로 대나무 축제를 연다. 대숲 체험은 홈페이지(www.beebong.co.kr)를 통해 예약을 하면 입장료가 공짜. 그냥 찾아가면 1천원.

사천=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newsva.co.kr
◇여행메모
△가는길=대전-통영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광주방향) 사천 IC로 나와 3번국도를 타고 30여분 가면 삼천포항. 비봉내마을은 곤양 IC로 나와 다솔사 방향으로 1Km만 가면 된다.

△먹거리=싸고 푸짐한 회를 먹으려면 삼천포어시장을 찾아보자. 특히 비토갯벌에선 살이 오른 바지락잡이가 한창이다.


△볼거리=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있는 비토섬과 국내 최대의 약사여래와불과 목탁치는 소로 유명한 백천사, 실안낙조 해안로, 다솔사 등은 들러볼만 하다. 사천시청(055)831-2114, 유람선협회(055)835-36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