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내리던 봄철의 귀한 단비가 오후들어서면서 걷히니
산야에선 싱그럽고 상큼한 봄내음을 물씬 선사하는 것만 같다.
비가 내리면 늘 그랬듯이 누군가와 함께 거닐어 보고 싶어지고
따끈한 차라도 마주해 마시면서 정겨운 얘기를 주고 받고 싶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더할수록 이런 낭만의 분위기가 그리우니
긴 세월을 둘러와서 이제서야 인생의 여유로움이 깃드는 가 보다.
돌이켜 보면, 왜 진작에 이런 시간들을 갖지 못했든가 하는 맘이
씁쓸한 아쉬움과 함께 내 가슴 깊은 곳으로 밀려오는 것만 같다.
추억 속의 그리움이 빗물에 씻겨서 사라지기 보다는 새로운 모습,
더욱 더 생생하게 다가와 짙은 향수에 젖어들 게 하는 것만 같다.
이생에 모든 것들은 어차피 모두 다 풀어 놓고 떠나야 할 터인데
아직도 미련을 안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때로는 애처롭기도 하고 풀 수없는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잠시 단비로 산뜻하게 새옷을 갈아 입은 오솔 길의 나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산보를 했드니 내 맘도 한결 맑게 단장한 기분이다.
모든 그리움이랑 추억의 영상들은 모두 깊이 고이 꼭꼭 접어둔 채
새로운 한 주를 지내야 할 마음의 채비를 단단히 갖추어야 하겠다.
언젠가는 꿈처럼 다가오는 추억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도 있을지
포기하지 않은 채 그리고 있는 끈질긴 집념의 고삐를 쥐고 있기에
한 번도 도전의 장에서 물러난적이 없는 자신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끝까지 버리지 않고 기다리는 행운의 영상이 실현 될 것인가
지켜볼 터인데...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빈다.
언제일런지는 모르지만 불쑥 행운의 여신이 봄비처럼 예고없이 올런지
그냥 마지막까지 도전의 끈을 놓지 않은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