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그냥 앞만 보고 가야지...

鶴山 徐 仁 2008. 3. 23. 10:15



그냥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온 것 같은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면서 
현상의 자신을 그려보면 지나온 길이 결코 그리 후회스럽진 않지만
범부로서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나름대로 아쉬움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살아온 세월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길을 밟진 않을 것이라 해도
실상은 그렇게 살아가기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란 생각은 듬니다.
좌충우돌하는 경우는 있었다 해도 크게 가는 길 이탈하지 않고 살았기에 
지금에 와서는 그게 오히려 자신에게 큰 짐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흘러간 세월을 돌아보노라면 본성인지 후천적인 건진 모르지만 은연 중에
몸도 마음도 많이 경직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정작 자신이 지나온 세월 동안 처음 장교로 임관 했을 때 가졌던 초심,

그런 마음가짐으로 지금 껏 살았슴을 자부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렇게 살아보려고 다짐을 하면서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바로, 그것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 가운데 하나는 지금도 아마 성남학교의 교훈으로 유지되고 있는 지는
모르지만,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자"는 것이며.

다른 한 가지는, "명예는 상관에게, 공로는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슬로건이다.

  
그리고, 한 가지 추가 한다면, 전역 후 대학강단을 지키면서,

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한 번 나의 제자는 영원한 나의 제자"라는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경직되고 고지식한 마음가짐으로 살고 자 했었기에

스스로 깨닫지만 때때로 여러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 힘들었는 데

 

이곳 생활도 아무리 수련을 하는 곳이라고는 하나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공통성과 한계성이 존재하기에 오랫만에 주말 밤 시간에 모 사범님과 얘길

오랫동안 이런저런 걸 가지고 서로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는 데

마음 고생도 많고 이질적인 집단 조직 특성상 감내해야 하는 갖 가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이곳 공동체 수련집단에서 가끔은 어이없는 상황도 맞게 되는 데 어제는 오후부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서 모처럼 주말을 이용해 자신의 글도 좀 쓰고, 블로그 정리도 좀 하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말았는 데, 오늘 새벽수련을 마친 후 관리실에 들렸드니 누군가가 서브와 관리실 컴퓨터 연결을 해주는 전기 리드선을 무슨 용도에 쓰려고 가져간지는 모르지만 말도 없이 가져가 버리고 없었다. 공동생활을 하는 이곳에서 이런 행위가 일어나다니 참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어떡 하겠는 가, 이것이 여기서 겪어야 하는 아주 지협적인 어이없는 현상, 사건 중의 하나인 것을...

 

앞으로 얼마나 더 달려가야 할런지는 모르지만, 이곳에서만도 살아온 시공간과 배경은 물론이고 연령층도 각양각색인 이질적인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게 정말 힘들 때가 많은 것 같다.

 

요즘 무척, 오래 전에 승천하신 '가나안농군학교' 창립자이신 '고 김용기 장로'님이 자주 떠오른다. 세월이 달라지고 좋아졌으니, 자신의 마음을 접어야 하겠지만 치약 한 가지 휴지 한 조각을 쓰는 것에도 마음이 가는 어려운 시대를 거쳐온 사람으로서는 이곳의 공동체 사람들의 일상적인 작은 행태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수련에 임하고 있는 터이다.

 

누군 가는 늙은이가 되어서 궁색을 뜬다고 할런지는 모르지만 물자를 아껴쓰는 것은 시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더구나 자원이 빈약한 우리네 형편으로서는 어릴 때 가정에서부터 부모님들이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한다는 생각에는 누가 뭐라고 한들 자신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여 이번 학기 시작 이후로 지금까지 2 주간이 넘도록 홀로 가능하면 좀더 자중하는 의미에서 '묵언'을 시행하고 있는 터이다.

 

차라리, 지도현사님의 말씀처럼 보고도 못본 채, 들어도 못들어은 채, 그렇게 지내는 게 수련에 확실히 더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예전처럼, 또 앞만 바라보고 한 동안 달려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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