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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을 사러 가는 가장 즐거운 순간은 헌책방 앞 500m 지점에 와 있을 때이다. 오늘은 무슨 새로운 책이 나와 있을까, 어떤 기이한 책이 들어와 있을까 이런 생각에 마음이 설레는 것이다. 그 설렘은 총각 시절 맞선을 보러 나갈 때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 나는 연전에 링컨 전기를 번역하던 중 신촌의 한 헌책방에서 어느 미국사 전공 학자가 작고하면서 흘러나온 링컨 관련 원서 20권을 싼값에 사들인 적이 있다. 돌아가신 분에게는 죄송하나, 후학에게 이런 자료의 길을 열어주신 그 분의 가족들에게 감사의 정을 느꼈다. 비록 아침 밥상에서 아내로부터 늘 조롱을 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나의 가장 행복한 꿈은 헌책방에 들렀는데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내 품에 가득 안았는데도 다 챙기지를 못해 안타까워하는 그런 꿈이다. 링컨 책 20권을 집어 들었을 때는 밤중에만 보았던 평소의 꿈이 실현된 느낌마저 들었다. 얼마 전 작고한 영국 소설가 존 파울즈도 헌책 마니아였다. 그가 어느 날 동네 헌책방에 들렀다가 책방 주인의 어린 딸이 바로 사흘 전 가게의 옥상에서 놀다가 떨어져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파울즈가 그런데도 영업을 하고 있는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가게라도 열어놓지 않으면 어떻게 슬픔을 이기겠는가?"라고 주인은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선친의 가게가 부도나던 날 헌책방에 가서 새 학기 교재였던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싸게 사오며 위안을 얻었던 나의 대학 시절이 생각났다. 이처럼 책방 주인과 헌책 마니아는 책을 매개로 즐겁고 슬픈 기억을 나누며 인생의 어려움을 견뎌나간다. 그런가 하면 서울 관악구 낙성대의 한 헌책방 주인은 이것도 어엿한 문화 사업인데 아직도 헌책방 주인을 엿장수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손님이 있다고 개탄하기도 한다.... 출처 : '헌책방 마니아' 中에서(chosun.com) 살림살이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책 한권 사서 보는 일도 어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의 양식보다는 육체의 양식이 더 절박했던 탓입니다. 그래도 가끔 호사를 부려보고 싶을때면 헌책방으로 향합니다. 기왕이면 같은 값으로 더 많은 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책방 한켠에 버려지듯 놓여있는 과월호 잡지도 챙겨옵니다. 잡지로서의 생명은 다했을지 몰라도 그것을 주어든 사람에게는 신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무엇이든 새것만이 대접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교보문고에는 발디딜틈없이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매장에는 새로나온 신간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니다. 책값이 비싸다고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예전처럼 헌책방을 쉽게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른만큼 세상도 많이 변했지요. 얼마전 우연히 신촌에서 헌 책방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헌책뿐만 아니라 아나바다를 실천하는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은 헌책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1천원에 얻을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 줄 책도 2~3천원이면 되더군요. 물론 책상태는 천차만별이었지만 나눠쓰는 정신이 살아있고 이웃사랑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곳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타거 제이는 "인생에는 진짜로 여겨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수없이 많고 반대로 알아주지 않는 진짜 다이아몬드 역시 수없이 많다."고 합니다. 맹목적으로 새로운 것만 찾을 것이 아니라 오늘은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헌책방에라도 다녀와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인생은 경주가 아니야. 누가 1등으로 들어오느냐로 성공을 따지는 경기가 아니지. 네가 얼마나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느냐가 바로 인생의 성공 열쇠란다." - 마틴 루터 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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