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 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빛이 싫여 달빛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빛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뉘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휠훨휠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버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앉아
위어이 위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에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文學산책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서 좋은 사람 (0) | 2008.02.26 |
---|---|
생명의 서(書) (0) | 2008.02.25 |
이해인/봄 햇살속으로 (0) | 2008.02.25 |
[스크랩] 한국시인 92인의 주옥같은 시모음 (0) | 2008.02.24 |
사랑에 관한 시 100선 (0) | 2008.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