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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9월 전국 외국어고 교장들이 모여 교육부의 특목고 책에 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 photo 조선일보 DB
- 대입 3단계 자율화 이르면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1단계 대학이 자체적으로 내신과 수능 반영 비율 결정(2009~2010년)
2단계 현재 7개인 수능 과목 4~5개로 축소 (2010~2011년)
3단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등 학생 선발권 대학에 일임(2011~2012년)
도입 배경
논술 가이드라인 등 각종 제약에 교육부 눈치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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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3일 이화여대 논술고사 현장. 논술 가이드라인, 본고사 금지 등 규제에 발목 잡혔던 대입 전형도 대학 중심으로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 photo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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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등급제 논란 당시 함께 제기됐던 문제가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2008학년도 정시전형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학들은 줄곧 교육부의 간섭을 받아왔다. 겉보기엔 학생 선발에 어느 정도 자율권을 얻은 듯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내신 실질반영률이나 논술 가이드라인, 본고사 금지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옴짝달싹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들은 작년 입시에서 등급제 시행으로 변별력이 떨어진 수능과 지역별 격차를 반영하지 않은 내신, 원하는 방향대로 출제하지도 못하는 논술 등을 이리저리 조합해 신입생을 뽑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몇몇 대학은 정권 말 감시가 해이해진 틈을 타 슬쩍 본고사형 논술을 출제하거나 한두 과목만 잘하면 내신에서 전혀 불이익이 없도록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반영률 규정을 조정하는 등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어떻게 바뀌나
내신·수능비율 자체 결정 → 수능과목 축소 → 완전 일임
인수위는 지난 1월 2일 그 동안 정부(교육부)가 쥐고 있던 대입제도의 전권을 대학(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한 새 대입안을 발표했다. 다만 한꺼번에 모든 규제를 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세 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대입 업무를 각 대학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우선 1단계, 즉 1차 연도에는 각 대학이 내신과 수능 등 각 전형 요소의 반영 비율을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2차 연도에는 현재 7개로 돼 있는 수능 과목을 4~5개로 축소, 수험생의 공부 부담이 줄어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3차 연도에는 본고사 실시 여부를 포함, 모든 학생선발권을 각 대학에 일임함으로써 대학자율화 정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교협은 인수위 발표 직후 대학 교수와 실무진 등으로 ‘대입자율화 추진팀’을 꾸려 이미 교육부로부터 관련 업무를 이양 받을 채비를 마친 상태. 지난 1월 7일에는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교육부 관계자와 만나 본격적으로 교육부 기능 재편에 관한 실무 논의에 착수했다. 통상 교육부는 학년도 시작일(3월 1일)의 1년 6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확정한 후 고시해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대입 업무를 대교협에 이관할 경우 대교협은 오는 8월까지 2010학년도 수능에 대한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2010학년도 입시, 즉 2009년 대입시험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대입자율화 정책이 전격 도입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입 3년 예고제를 적용하면 2011학년도 이후에야 1단계 목표가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없나
대교협 업무 능력 논란… 201개 대학 의견 조율도 과제
우선 교육부로부터 대입 업무의 바통을 이어받은 대교협의 업무 수행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교협은 1982년 창립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협의기구로 일종의 이익단체다. 그간 대학 학생 선발 지원, 대학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긴 했지만 대입과 학사관리 업무 전체를 관장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201개나 되는 대학의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도 제기된다.
학부모 중에도 대입자율화 방침에 회의적인 이가 적지 않다. “대학이 마음대로 학생을 뽑게 되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사교육비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 “성적 우수자 위주로만 학생을 선발하면 교육 혜택을 덜 받는 계층의 자녀는 사실상 입학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부분이다. 학부모 유석진(38)씨는 “정부도 못 믿겠지만 솔직히 대학도 미덥지 않은 건 마찬가지”라며 “대입자율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대학 마음대로 학생을 뽑게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특성화 고교 전면 자율화 이르면 올해부터
도입 배경
주체는 시·도교육청인데 교육부가 온갖 규제로 발목
인수위가 특성화 고교 설립과 운영 자율화를 선언했다고 해서 특성화 고교 지정 권한이 교육부에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도 특성화고 및 자율학교 지정 권한은 교육부가 아닌 시·도교육감이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 있어 교육부는 갖가지 규제로 학교의 발목을 잡아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 지역 외고들이 입학시험에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수학 비슷한’ 성격의 창의사고력 문항을 내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 결국 관련 문항을 출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외국어 고교 입학시험에 수학 문제는 맞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7차 교육과정에 분명히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개설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고생은 이과 과목 개설을 요구할 수 없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규제 주체는 교육청이었지만 교육부는 ‘(외고)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앞세워 사사건건 교육청에 보이지 않는 입김을 불어넣었다.
‘보이는’ 규제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교육부는 국립 특성화 고교의 지정 권한을 교육감에서 교육부 장관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개 특목고 설립을 준비 중이던 경기도교육청은 관련 업무를 ‘올스톱’한 채 정부의 눈치를 봐야 했다.
어떻게 바뀌나
자율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 등 300개 설립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 고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 공약 중 가장 낯선 개념이 이른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였다.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특성화 고교인 마이스터고 50개를 포함,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낙후 지역에 세워지는 기숙형 공립고 150개와 질 높은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율형 사립고 100개 등 300개의 ‘좋은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고 사교육비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인수위는 새로 짓는 학교뿐 아니라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등 기존 특성화 고교에도 최대한의 자율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업무가 교육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가 관련 규제가 한층 느슨해질 전망이다. 학교 설립을 희망하는 누구나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학교를 세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각 시·도교육청은 정부 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던 특목고 설립 계획을 재추진한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인수위 교육정책 발표 직후 특성화 고교 설립을 검토 중인 몇몇 기업의 명단이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문제는 없나
일반고 학생 박탈감 커지고 특성고 진학 과열 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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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목고 학생의 역차별 논란 등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던 고교평준화 제도도 대폭 손질될 전망이다. / photo 조선일보 DB
새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명박 당선인이 말하는 ‘좋은 학교’가 누구에게나 좋은 학교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전교조를 비롯한 반대론자들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특성화 고교가 일반고에 비해 상당히 비싼 수업료를 받고 있어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운영 예산의 대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게 될 새 특성화 고교 역시 일부 학생을 위해 나랏돈을 퍼붓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일부에서는 “지금도 특목고와 비평준화 지역 명문고 정원을 합하면 10만명이나 되는데 특성화 고교가 더 늘어나면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과열경쟁으로 사교육비 문제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입 3년 예고제란 입시제도를 새로 정할 때 현재 중3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그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3년 전에 미리 알려야 한다는 규정. 따라서 올해 수능등급제를 폐지하려면 그에 앞서 대입 3년 예고제 규정부터 고쳐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인수위가 세 가지 안을 놓고 등급제 손질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수능등급제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고 제도 전반을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므로 2009학년도부터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고교등급제 사실상 부활 올 하반기부터
도입 배경
학군 형성, 부동산값 폭등, 사교육 과열 등 부작용 속출
1974년 이후 고교평준화 제도는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 교육의 근간을 이뤘다. 고교평준화 제도는 암기식·주입식 교육, 입시 위주 교육의 폐단을 바로잡고 고교 간 학력 차를 줄이는 한편 대도시 일부 고교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을 없앨 목적으로 도입됐다. 과열된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월성 교육을 포기하고 수준이 서로 다른 학생을 한데 모아 가르치면서 학력의 하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높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위 ‘학군’이 형성돼 부근 부동산값이 폭등하고 인근 학원을 중심으로 우수 학생이 모이는 등 사교육 의존 현상도 심해졌다.
정부는 고교평준화의 틀을 그대로 둔 채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신설을 허가하는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특목고 입시가 또 하나의 사교육시장을 형성하며 각종 역기능이 속출했다. “특목고가 생기면서부터 사실상 고교평준화는 무너진 것”이라는 일부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어떻게 바뀌나
올 하반기부터 전국 초·중·고교 성적 100% 공개
인수위가 고교평준화 제도에 직접 메스를 들이댄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극히 일부만을 표본 추출해 실시하고 있는 전국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전면 확대하고 그 결과를 학교별로 상세히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2일 교육부에도 ‘학업성취도와 학업성적을 매년 공개토록 하는 교육정보공개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수정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현행 시행령에 따르면 초·중학교 성적은 지역교육청 단위로, 고교 성적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 공개단위를 학교로 바꿔 100% 공개하라는 것이 인수위의 요구 사항이다.
이제까지 교육부는 매년 10월 초등 6학년과 중학 3학년의 3%, 고교 1학년의 5%를 대상으로 국어·수학·과학·사회·영어 등 5개 과목에 걸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참고자료로 활용해왔다. 표본이 너무 적어 대표성을 지니기에 역부족이었을 뿐 아니라 평가 결과조차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논란의 대상이 됐던 게 사실.
인수위 발표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전 학년에 걸쳐 대대적인 학업성취도 평가가 진행되고 그 결과가 공표되면 베일에 싸여 있던 학교 간 격차가 가감 없이 공개된다. 이는 과거 30여년간 지속돼온 고교평준화 제도를 근본부터 흔드는 것으로 사실상 고교등급제 부활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참여정부가 굳게 닫아 걸었던 3불정책의 첫 번째 고리인 고교등급제가 새 정권에 의해 전격 도입돼 ‘3불정책 폐지’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없나
일류고 부활… 대입 못지않은 고교 입시경쟁 우려
고교평준화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면 과거 비평준화 시절 나타났던 문제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력 좋다’고 소문난 학교로 학생이 몰려 속칭 ‘일류고’가 부활하며, 결국 서열에 따른 고교 줄 세우기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대입 못지않은 고교 입시 경쟁으로 ‘중졸 재수생’이 속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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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 박상철
- “신년 벽두부터 TV고 신문이고 다들 난리더라고요. 새 대통령이 교육을 확 바꿔놓을 거라고…. 그런데 솔직히 뭐가 어떻게 바뀐다는 건지 감이 잘 안 와요.” (고1, 중2 남매를 둔 40대 주부 A씨)
“큰애가 올해 중학교에 진학합니다.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가 늘어난다는데 걱정이 태산이에요. 좋은 학교 보내려면 또 사교육 시켜야 할 텐데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어쩌란 말인지….” (3남매를 둔 30대 가장 B씨)
“바뀌어봤자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우리만 골탕 먹는 기분이에요. 지금 하고 있는 거나 제대로 잘했으면 좋겠어요.” (올해 고3이 되는 C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린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교육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것이었다. 수능등급제와 복수정답 등 갖가지 파문으로 얼룩졌던 지난해 수능 사태 이후 현 정부의 교육에 대한 비난 여론이 폭발 직전까지 이르렀던 점,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것은 경제와 교육’이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로 ‘이명박표 교육’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았던 점을 의식한 조치였다.
그러나 하루 이틀 간격으로 숨가쁘게 쏟아지는 교육개혁 방안에도 불구하고 정작 수혜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바뀐다고는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호한 데다 도입 시기조차 불투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 이전인 데다 개혁을 추진할 조직이 채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발되는 아이디어들이 실제 제도로 정착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정권 교체 시기에 으레 나오는 얘기이고 결국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인수위는 “2월 중 대입을 비롯, 전반적 교육개혁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를 중심으로 한 ‘이명박식(式) 교육혁명’의 막은 이미 올랐다. 14년간 이어져온 수능 중심의 대입정책을 원점으로 돌리는 등 시작부터 우리나라 교육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어떤 청사진을 담고 있을까? 이제까지 발표된 주요 내용을 토대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대표하는 4개 키워드를 집중해부했다. -
- 수능등급제 이르면 올해 폐지
도입 배경
한 문제로 등급 갈리고 난이도 조절 실패해 비난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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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학부모 단체가 수능등급제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photo 조선일보 DB
-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점수 대신 9개 등급으로 나눠 표기하는 수능등급제는 시행 첫해였던 작년부터 갖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며 폐지 논란에 휩싸였다. 한 문제 차로 등급이 갈려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넣지 못한 학생이 속출했는가 하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너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낮아지는 과목(수리 가)도 나왔다. 교육부는 “3년 전에 이미 (수능등급제 도입을) 예고했으며 각계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쳤으므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버텼지만 해가 바뀌도록 비난 여론에 시달렸고 결국 새 정부의 교육개혁 대상 ‘제1호’가 됐다.
어떻게 바뀌나
일단 표준점수·백분위 함께 쓰기… 폐지 시기는 저울질
인수위는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교육부에 “2월 초까지 수능등급제 개선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3월부터 보완 관련 여론을 수렴해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교육부 의견을 일축하고 보고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기라고 주문한 것이다. 통상 교육과정평가원은 매년 3월 그 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방향을 발표한다. 교육부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등급제 존폐 여부를 구체화한 후 평가원 발표 내용에 이를 반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재 가장 힘이 실리는 보완책은 등급을 표기하는 현재 방식을 유지하되, 예년처럼 표준점수와 백분위도 병기하자는 것. 등급제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새 제도를 1년 만에 번복하는 데 대한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대안이다.
한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이주호 간사는 지난 1월 8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능등급제는 위헌 여지가 있어 이를 폐지하고 점수제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시기는 ‘지금 당장’과 ‘1년 6개월 후’ ‘3년 후’ 등 세 가지 안이 함께 고려되고 있으며 각계 의견을 수렴해 2월 초까지 최종안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15/2008011500961_2.html
- 수능등급제 이르면 올해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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