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외국인 교수 스카우트 ‘빛 좋은 개살구’

鶴山 徐 仁 2007. 11. 25. 11:18

대부분 어학 전공… 외국인 교수 중 70% 차지
이공·상경계열 교수는 ‘돈’ 문제로 채용 주저
해외석학 초빙교수로 채용해도 단발 강의뿐

박시영 기자

 

 

2005년 10월, 서울대는 연구와 강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교수를 100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년 후인 11월 현재 서울대의 외국인 교수는 총 45명에 머물고 있다. 특히 45명 중 학기 내내 강의를 맡는 전임 교수는 10명에 불과하며, 2005년 8명과 비교하면 겨우 2명 늘었을 뿐이다. 나머지 외국인 교수 35명은 2~3주 정도 머물면서 강의를 하는 초빙교수나, 영어·중국어 같은 외국어를 가르치는 어학교수들이다.

서울대의 외국인 교수채용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연구·강의 수준의 국제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공계 외국인 교수는 태부족

우리나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인 교수를 데려오고 있다. 하지만 ‘무늬만 국제화’일 뿐 국내 교수 인력으로는 부족한 이공계나 상경계 등 주요 분야에서 외국인 교수 영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6년 4년제 대학 외국인 전임교수는 1929명이다. 5년 전 917명의 두 배가 넘는다. 전체 교수 중 외국인 교수 비율은 약 4%다.

하지만 교수들의 전공이 어문 계열에 치우쳐 있다. 외국인 교수 중 어문계열(어학 포함) 담당 교수는 전체 외국인 교수의 약 4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경우 인문계열에 어문 교수들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외국인 교수중 어문계열 교수 비중이 70%에 달한다. 반면 공학계열은 110명, 사회계열은 101명에 불과하다. 상경계열은 69명, 법정계열은 24명뿐이다.


 

▲ 지난 9월 연세노벨포럼에 초청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버논 스미스(미국) 교수(조지메이슨대)의 특강을 듣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아직 우리나라 대학에선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가 전임교수로 채용돼 강의를 한 적이 없다. /연세대 제공

연세대와 성균관대의 경우 각각 60명, 50명의 외국인 전임교수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어학이 아닌 다른 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교수는 각각 34명, 17명에 불과하다. 이공계 외국인 교수는 두 대학 모두 3명뿐이다. 고려대도 87명의 외국인 전임교수가 있지만 27명이 영어강사다.

한국 이공계 인력의 주요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외국인 교수는 7명, 포항공대는 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국립대 교무처장은 “외국인 교수채용의 주요 목적은 한국의 연구수준이 낮은 물리·화학·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인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울뿐인 석좌·초빙교수 채용

대학들은 해외 석학을 석좌교수나 초빙교수로 모셔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6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레스 알페로프(77)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과학센터장을 석학교수로 임명했다. 하지만 알페로프 교수는 임용 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지 않고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특강만 했다. 건국대는 알페로프 교수에게 정교수 연봉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연세대는 지난 9월 노벨상 수상자 6명을 초청해 연세노벨포럼을 열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은 큰 호응을 얻었지만 이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은 단 3일에 불과했다.

 

◆걸림돌은 비용

외국인 교수 채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사회과학·기초과학 분야의 외국인 교수 연봉은 통상 8000만~1억원 정도. 우수한 이공계 교수나 경영·경제학 교수 연봉은 2억~3억원을 웃돈다. 미국 대학 초임교수의 평균 연봉은 약 8000만원, 캐나다는 약 9000만원이다. 하지만 서울대 초임교수 연봉은 4800만원 수준이다. 연봉이 절반 가량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한국에 올 외국인 교수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외국인 교수의 정착 비용도 문제다. 외국인 교수가 자녀 2명을 외국인학교에 보낸다고 가정하면 1년에 약 4만 달러(약 3600만원)를 지원해야 한다. 올해 초 연세대에서 스카우트하려고 했던 마이클 조(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자녀의 외국인 학교 수업비를 지원받지 못하자 계약 직전 한국행을 포기했다. 비싼 주거비용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 예일대 등은 스카우트한 외국인 교수에게 장기로 낮은 이자의 주택대출을 제공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런 지원을 하는 대학이 거의 없다.

이상호 이화여대 교무처장은 “외국인 교수들 대부분이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낼 때 필요한 비용과 집을 지원해달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들은 이런 요구를 충분히 들어줄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연구활동을 하는 데 있어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도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을 기피하는 이유다. 서울대의 로버트 매캐이(56)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한국생활을 3년째 하고 있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행정이나 연구활동을 하는 데 영어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종린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학장은 “비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결국 우리나라 대학들은 몸값이 낮은 미혼 학자나 은퇴한 노교수를 데려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 채용을 막는 장애요소들

-낮은 연봉(미국·캐나다 등의 60~70% 수준)
-비싼 자녀 교육비
-비싼 집값
-대학 행정·연구 업무가 영어로 돼 있지 않음
-낙후된 연구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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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대학 경제학과 80%가 외국인 교수

외국의 경우는… 정부 적극 지원…

박시영 기자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경쟁국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는 1900여명 교수의 절반인 964명이 외국인 교수다. 경제학과의 경우 50명의 교수 중 외국인 교수가 40명으로 80%를 차지한다. 2006년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의 세계 대학평가 외국인 교수 항목에서 82점을 받아 홍콩대에 이어 아시아에서 2위에 올랐다.

싱가포르국립대가 외국인 교수를 많이 채용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다. 예컨대 싱가포르 정부는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등 국가별로 외국인 학교를 세워 외국인 교수 자녀 교육에 불편함이 없게 한다. 자녀 교육비용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연간 1만 달러에 불과하고, 이 중 75%는 직접 대학에서 지원해준다. 또한 외국인 전임교수들에겐 교수 사택을 제공한다. 교수들은 사택에 들어갈 때 시중 주택 가격의 약 20%만 지불하면 된다.

홍콩대도 전체 교원의 절반인 1000여명이 외국인 교수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행정업무 역시 영어로 이뤄진다. 홍콩 중화대(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는 2명의 노벨상 수상 교수를 전임교수로 채용해 강의를 맡기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20/20071120012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