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수험생 못지않은 ‘출제위원 스트레스’

鶴山 徐 仁 2007. 11. 25. 08:08

“喪당한 상주라도 경찰 동행해 잠깐만 외출”
보안요원 등 650명 전원 합숙 생활
쓰레기도 맘대로 못버려 “술 마시게 해달라” 등 불평도

정성진 기자

 

 

15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58만명이나 시험을 치르는 대규모 국가 고사인 만큼 출제 과정의 보안 규칙은 상당히 엄격하다. 출제위원들의 인적 사항은 물론 출제 본부가 어디에 있는지도 비밀이다. 특히 출제 위원, 검토 위원 등에 대한 활동 제한이 가장 심하다.

출제본부는 지난 10월 초순 꾸려졌다. 대학교수와 고교 교사로 구성된 310여명의 출제 위원, 고교 교사 160여명의 검토 위원, 보안 요원 등 650명이 국내 모처에서 합숙을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인원이 많은 것은 식사부터 스트레스 해소 관리까지 모두 한 장소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 식당직원, 문제 편집 인원, 듣기 평가 위한 녹음테이프 제작기술자, 체육활동 트레이너 등 지원 인력도 필요하다.

합숙기간 중에는 이들 전원에 대해 외출이 금지된다. 심지어는 상(喪)을 당한 상주라고 해도 ‘문상’을 위해 잠시만 나갔다 올 수 있다. 이런 경우 나가는 시간만 자신이 정할 수 있는데, 주로 염(殮)하는 시간에 나갔다가 몇 시간 후 되돌아온다고 평가원 관계자는 전했다. 물론 경찰이 동행한다. 휴대전화 등 전화, 인터넷, 우편, 팩시밀리를 못 쓰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합숙소에 들어간 모든 자료는 밖으로 다시 나올 수 없다. 심지어 쓰레기도 못 나온다. 출제 인력들이 생활하면서 나온 쓰레기도 보관했다가 시험이 끝난 뒤에 불에 태운다.

출제 인력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출제를 하고 인쇄 본부에 문제지와 답안지가 넘어간 뒤 수능일까지 남은 약 보름간의 기간. 이때는 하는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외부와 연락도 못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 때가 되면 술을 마시도록 해달라거나 외출을 하게 해달라는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고 평가원은 밝혔다. 물론 평가원은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제지와 답안지는 각 지역의 78개 시험지구로 보내져 수능일 아침까지 경찰의 24시간 감시 속에 보관된다.

이렇게 엄격한 보안 규칙을 지킨다고 해도 교육당국이나 평가원이나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못한다. 최근은 아니지만 학력고사를 보던 시절인 1992년에 문제지 도난 사건이 일어나 학력고사일이 20일 뒤로 늦춰진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 업무 관련자는 출제 위원을 뽑을 때부터 답안지 채점이 끝날 때까지 모두 긴장해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