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노동하는 영성

鶴山 徐 仁 2007. 11. 24. 20:16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노동하는 영성

내가 살고 있는 한다리 골짜기는 서울시와 구리시의 경계에서 구리시 쪽에 위치한 골짜기이다. 내가 섬기는 두레교회가 이 골짜기에 새 성전을 지어왔기에 사택도 교회가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한다리 골짜기가 좋은 것은 서울과 구리가 가까운 곳이면서도 아차산이 둘러싸인 곳이기에 경관이 좋고 공기가 좋아서다. 그리고 이 골짜기 주민들은 아직도 농삿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 있어서 배밭이 있고 밭농사가 이어지고 있어서 좋다.

나도 이곳에서 목회하는 틈틈이 농삿일을 하고 싶어서 배밭과 채소밭들을 빌려놓고 있다. 그리고 나 혼자만이 농삿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두레교회의 동료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함께 농삿일을 하고를 있다. 내가 농삿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노동하면서 사색할 수 있고 기도 드릴 수 있어서 좋아한다. 단순히 노동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호미질이나 괭이질을 계속하면서 성경말씀을 묵상할 수가 있고 또 중요한 일들을 깊이 되새기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 일테면 ‘노동하는 영성’이다.

우리 개신교의 목회자들에게는 한 가지 위험한 함정이 있다. 늘 교인들과 가까이 대하며 목회를 하는 동안에 조용한 분위기, 경건한 분위기에서 묵상하며 기도하는 중에 자신의 깊은 영성을 가꾸어 나가는 일에 멀어지기 쉬운 함정이다. 불교의 스님들은 산사(山寺)나 암자 등에서 수행하는 기회가 많고 성당의 신부님들은 독신제도여서 자기 개인의 시간을 가지기가 비교적 용이함에 비하여 개신교의 목회자들은 가족을 거느리고 있고 또 늘 교인들의 삶에 가까운 자리에서 목회를 하다 보니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점 역시 많다. 그래서 영성이 메말라지기 쉽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는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 배밭에서 채소밭에서 노동하며 나 자신의 영성을 길러 갔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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