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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맞짱뜨는 46년 된 ‘유탄발사기’

鶴山 徐 仁 2007. 8. 20. 08:25

 

  •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입력 : 2007.08.17 23:52 / 수정 : 2007.08.18 11:34
    • TV 화면을 보면 한국인 인질들을 잡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총구에 ‘곤봉’ 같은 것이 달린 총들을 들고 있다. 조금 더 주의해보면 온갖 분쟁지역의 뉴스 화면에서 이 화기가 눈에 띈다.

      2002년 개봉된 영화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에서도 미군 UH-60 ‘블랙 호크’ 헬기들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민병대가 쏜 이 무기에 맞아 격추된다. 이들 헬기의 격추로 미군들은 민병대와 치열한 시가전을 펼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AK-47 소총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최소 40여개 국에서 널리 애용되고 있는 이 ‘베스트셀러’ 보병무기는 무엇일까?

      답은 ‘RPG-7 로켓추진 유탄발사기’다. RPG는 ‘Rocket-Propelled Grenade’의 약어로 로켓으로 추진되는 강력한 폭발물을 발사하는 무기다. 원래 전차 등 장갑차량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장갑차량은 물론 헬기, 보병부대 등을 공격하는 데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 RPG-7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1년 구소련에서다. 2차 대전 때 독일군이 튜브 형태로 된 발사기로 50m 이상 떨어진 전차에 대전차 수류탄을 쏠 수 있는 ‘팬저파우스트’를 개발하자, 소련도 이에 자극받아 RPG-1이라는 복제품을 내놓았다. 그 뒤 RPG-2 등 계속 성능에 개량돼 1961년 RPG-7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무기는 고정목표에 대해선 500m, 이동목표에 대해선 300m의 유효 사정거리를 가졌고 다루기 간편해 곧 소련군에서 소총 분대 표준무기로 자리잡았다.

      발사기가 로켓탄을 초속 117m의 속도로 발사하면 10m쯤 날아간 뒤 로켓탄의 추진체가 점화, 초속 294m의 고속으로 목표를 향해 돌진해간다. 발사기에 다시 로켓탄을 다시 장전하는 데는 14초가 걸려 1분당 4~6발을 쏠 수 있다. 발사기로 로켓을 무한정 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보통 250~500발 정도 쏘면 새 발사기로 교체해야 한다. 원래 사수와 보조 사수 2명이 한 조가 돼 움직인다.

      RPG-7은 개발된 지 46년이나 지난 ‘고물무기’지만 얕봤다간 큰코 다친다. 지금도 이라크에서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들을 쩔쩔매게 하고 있는 위협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RPG-7이 명성을 떨친 전쟁 중의 하나가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다. 무자헤딘은 소련군의 전차, 장갑차, 트럭, 헬기 등을 공격하는 데 이 무기를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고 소련군은 그만큼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소련군은 RPG-7보다 업그레이드된 RPG-16·22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나 오히려 RPG-7만 못해 무자히딘으로부터 노획한 중국·파키스탄제 RPG-7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RPG-7의 원조(元祖)가 뒤늦게 사용법을 배운 나라에 혼쭐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셈이다. 1994년 체첸 그로즈니 전투에서도 러시아군은 체첸군 RPG-7 등의 공격에 1개월 동안 225대의 기갑차량을 잃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RPG-7이 위력을 발휘하자 각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술과 무기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장갑차량 차체 주위에 ‘슬랫 아머(Slat Armor)’라 불리는 일종의 철망을 붙이는 것도 널리 사용되는 방어책 중의 하나다.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와 레바논파병 동명부대가 갖고 있는 바퀴 달린 차륜형 장갑차 ‘바라쿠다’도 이런 ‘슬랫 아머’를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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