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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따라 아들도… 돌아오지 못한 파일럿

鶴山 徐 仁 2007. 7. 23. 19:39
  • 서해추락 사망 박인철대위 아버지도 84년 추락死
    軍당국 “KF-16기 사고 원인, 엔진이상 아닌 듯”
  •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 지난 20일 서해상에서 KF-16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故) 박인철(朴仁哲·27·공사 52기) 대위의 아버지도 지난 1984년 전투기를 조종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 대위의 아버지는 고 박명렬(朴明烈·공사 26기) 소령으로 F-4E ‘팬텀’ 전투기를 몰고 한미 연합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했다가 추락사고로 순직했다. 당시 5살이던 박 대위는 조종복 차림의 빛바랜 사진과 희미한 기억으로만 아버지를 기억할 뿐이었다.

      박 대위는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춘기 때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아버지 대신 어머니를 모시며 살겠다는 다짐도 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 ▲ 왼쪽부터 아버지 故박명렬 소령 · 아들 故박인철 대위 · 함께 숨진 이규진 중령
    •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그리움은 ‘빨간 마후라’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었고, 결국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수까지 하며 2000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2004년 4년간의 생도생활을 마친 뒤 항공실습 과정을 시작으로 1년8개월의 비행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 2월 고등비행 수료식에서 꿈에 그리던 영광의 ‘빨간 마후라’를 목에 맸다. 박 대위는 수료식에서 “아버님이 못다 지킨 하늘, 이제부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으나 이제 그 모습은 동료와 선후배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또 지난달 6일 현충일에는 어머니 이모씨와 대학생인 여동생 등 가족과 함께 서울 국립현충원에 있는 부친의 묘소를 찾아 “임무를 수행하면서 아버지를 떠올릴 때가 많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훌륭한 조종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남편에 이어 미혼인 박 대위마저 하늘에 묻은 어머니 이씨는 박 대위의 순직 소식에 한때 실신했으며, 박 대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21일 오후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듣고 비통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KF-16 전투기의 추락 원인을 조사 중인 군 당국은 “추락 전 교신내용에서 기체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특이한 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조종사가 바다를 하늘로 착각하는 비행 착각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서해상에서 21일 기체 일부 잔해를 발견했다”며 “항공기가 해상에 추락했으며 조종사 2명은 순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기 앞 좌석에는 박 대위가, 뒷좌석에는 고 이규진(38·공사 40기) 중령이 타고 있었다. 공군은 순직 조종사들을 1계급 특진시키고 23일 영결식 및 안장식을 거행키로 했다.

      박 대위는 아버지 고 박명렬 소령 묘소 옆에 나란히 안장되며, 이 중령은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옮겨져 안장식을 갖게 된다. 고인들의 시신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에 미리 보관해온 머리카락 등 유품(遺品)을 안장하게 된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3/20070723001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