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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조선, 완전히 다른 나라

鶴山 徐 仁 2007. 7. 15. 00:32
박영철 탈북 대학생, '한반도 평화포럼' 서 증언
지 난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북한 주민의 탈북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금년 2월말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을 비롯한 재외 탈북자 수 또한 적게는 5만 여명에서 많게는 30만 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북한의 변화과정과 맞물려 이들 탈북 동포들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사회적응과 이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국 등을 경유하는 탈출 과정에서 제대로 정상적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서,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는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과 학교생활,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관계전문가와 관련기관, 탈북 청소년, 그리고 교육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한반도 평화연구원 주최, 한반도 평화포럼. 이 날 포럼에서는 탈북 학생들의
남한 학교생활 적응과정에서의 어려운 점과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의견과 대책 먀련을 위한 과제가 제시되었다



14일 오전 9시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한반도 평화연구원(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 주최로 열린 '제 3회 한반도 평화포럼'의 주제는 「새터민 청소년 교육 - 우리의 미래다」였다. 이는 지난 3월 제1회 포럼에서 제기된 '청소년 교육' 부문의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후속 자리이기도 했다.

포럼에서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 재학중인 박영철군이 나와 자신이 겪은 고충과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 등을 제기해 참석자들의 공감과 함께 전문가들의 탈북 청소년 교육실태와 학력격차 등 현상진단과 이들 청소년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지원방안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왜 제가 핸드폰을 갖고 있는게 신기합니까?"

2001년 중국을 경유해 입국한 탈북 대학생 박영철(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년) 군은 탈북해 한동안 적응하는데 어려웠던 점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그는 무엇보다도 어려웠던 점은 탈북자들을 사시(斜視) 적으로 바라본 우리사회의 풍토와 북한 교육과 우리교육의 차이점이 학습해나가는데 어려운 점이었다고 토로했다.




"남북이 같은 민족이니까 남한에 가면 금방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남한과 북조선은 완전히 다른 나라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낍니다" 고 말한 박 군은 "남한인구 3천만명이 핸드폰을 갖고있는데 젊은 제가 핸드폰을 갖고 있는 것을 왜 신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 말해 우리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의 일단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또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안산의 모 고등학교에 입학을 신청하자 면담하던 학교장이 "검토하고 나서 연락 드리겠다" 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더라 며, "섭섭하고 막막했다" 는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이후 안산 동산고등학교 2학년에 편입했는데 당시 44명 반원 중 번호가 44번에 시험을 보면 성적등수도 44등이어서 번호와 등수가 동일했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북에서 학교를 다니다 중퇴하고 한국에 오기까지 공백기간이 있어 학력 차가 날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날줄은 몰랐다고 수줍게 말하고 "제 학력수준이 수학, 국어, 과학 과목은 남한의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이고 국사의 경우 서로가 다른 내용이 많아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학교수업시간 반 이상은 일반서적이나 교양서적을 읽는 시간을 가졌고, 수학, 영어 수업시간에는 중학교 교과서로 공부를 했습니다" 고 말했다.

박 군은 탈북 학생들이 남한사회, 특히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은 우선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고, 친구들의 놀림, 북한과의 교육체계와 교육내용이 달라 학점이수에 대단히 어려워 실제 60, 70%는 휴학하거나 그만두는 실정이라고 실상을 얘기했다.

그는 한편 따끔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자본주의적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남북이 합쳐진다면, 대부분의 북조선 사람들은 통일된 조국에서 사회경제적 약자와 하층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것에 동의할 북조선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대학생다운 발언과 함께 "남한 친구들은 통일에 관심이 부족하다. 통일되면 북한을 지원하게 되어 더 가난하게 되는데 무엇 하러 통일하느냐 고 말한다" 면서 "이곳에서 통일은 선택일지 몰라도 우리(탈북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고 애달픈 심중을 밝혔다.

박 군은 그러면서 우리사회의 인정과 따뜻함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자신도 그렇게 본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눈알이 핑핑 돌아가게 돈, 돈 하는데 곳곳에 가진 것이 많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가난하고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그 분들을 위해 돕는 사람들을 봤다. 그 분들을 만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며 감사한 마음을 거듭 표했다.




"탈북 청소년, 10명 중 1명만 고교 다녀"

이향규(서울대학교 연구원) 박사는 '학교공부의 벽 : 새터민 청소년 교육 실태와 학력격차' 발제를 통해 탈북 학생들의 취학 실태를 밝혔다.

이 박사에 의하면, 탈북 학생들의 취학률은 상급학교로 갈수록 현저히 떨어지는데 지난 2005년의 경우, 초등학교 취학률은 70%, 중학교는 58%로 절반 이상이 취학에 임하지만 고등학교에 이르면 10.4%로 취학연령대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만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통계수치를 내보였다.

이 박사는 취학률과 더불어 학력수준은 "초등학교 연령 학생의 경우 남한 학생에 비해 크게 낮아 남한 3학년 학생 성취도 수준을 기준으로 할 때 약 72%수준의 성취를 보이고 특히 수학보다는 언어 영역(남한학생의 58.6%)의 차이가 난다" 며 이는 "보편적인 인지능력이나 수학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고 주장했다.

그는 또 "10대 후반 청소년들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해 적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적응의 어려움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기피하고 검정고시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며 "그러나 실업계 고등학교나 교육을 남한학생들과 함께 다니게 하는 것은 검정고시 학원에서 혼자 공부하거나 탈북 학생들만을 위한 대안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취학을 독려해 함께 공부하는 것이 남한사회 적응과 통합에 유리하다" 고 제언했다.

"1990년대 출생 북한 청소년, 학교생활 50%이하 출석"

조정아 (통일연구원) 박사는 이들 북한출신 청소년 세대를 "경제난이 심화되었던 1990년대 출생해 영유아기를 보낸 세대로 대부분 기근과 교육을 비롯한 사회복지체계 와해로 신체적이나 정신적, 심리적으로 상흔을 지니고 있다" 고 말했다.

조 박사는 또 1990년대 초반 이후 북한은 식량난으로 학생과 교사가 정상적으로 출석, 출근을 못해 학교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돼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출석률이 50%에도 훨씬 못 미치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교 적응과 관련해 북한출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이 학교생활 적응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적용된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을 꺼려하고 탈북(새터민)학생이라는 사실이 공개될 경우 받게 될 놀림과 업신여김, 왕따 등에 두려움을 가질 뿐 아니라 실지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그런 경험을 겪는다"고 제기했다.

조 박사는 이에 대한 정책방향과 관련해서 앞으로 이들 청소년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에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가 충분한 지원체제 구축 ▲사회적응 교육과 학교교육, 민간단체교육지원과 교육복지서비스간 연계성 구축 ▲일반학교 내 교육지원체제 강화 ▲대학특례입학의 제도적 방안 강구 ▲장기적으로 다문화교육, 갈등해결교육 도입 등 공교육의 장에서 논의 등 과제를 제시했다.




이 날 포럼에는 공릉종합사회복지관 등 이들 청소년들의 학교생활 및 사회적응을 위해 도움을 주는 협력기관 대표자들이 나와 다양한 의견을 제기하면서 탈북 청소년 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이 날 포럼의 사회를 담당한 전우택 부원장은 "이 날 제기된 발제와 토론에서 수렴된 내용들을 종합해서 이들 청소년들을 위한 연구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