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 내신 실질반영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주요 사립대가 학부모들을 상대로 합동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대학들은 핵심 관심사인 내신 실질반영률에 대해 “8월 중순쯤 발표하겠다.”면서도 은근히 수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대학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11일 서울 노원구 노원구민회관 대강당. 서울 노원구 소재 대진고, 상계고, 서라벌고, 재현고, 청원고 등 5개 고등학교의 초청으로 열린 성균관대·한양대·서강대·연세대·중앙대의 합동 입시설명회에는 ‘내신갈등’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혼란을 반영하듯 800여명의 학부모들이 대강당 좌석 750석과 통로를 가득 메웠다.
발표를 맡은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정시 전형의 내신 실질반영률에 대해 “8월 중순쯤 발표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하면서도 “일단 수능을 잘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대 박정선 팀장은 “전체적으로 수능 성적이 좋을 경우 합격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수능 전 영역 1등급을 받으면 연세대는 무조건 합격”이라고 강조했다. 서강대 안석 입학전문위원도 “지난해보다 학생부 반영비율이 조금 더 늘겠지만 대폭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능이 일단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딱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논술을 잘하든지 면접을 잘하든지, 수능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며 내신은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성균관대 입학팀장은 내신 비중이 낮다는 비판과 관련,“수시에서는 내신 비중을 상당히 높였는데 그에 대한 이해나 양해는 안 해주고 주로 정시를 가지고 (얘기)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대학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을 손해 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대학의 ‘내신 무시’를 비판하기도 했다. 고교 1학년 자녀를 둔 박인선(42)씨는 “입시가 자주 바뀌어 큰 흐름을 미리 파악해 두려고 왔는데 궁금증이 크게 해소되지는 않았다.”면서 “대학들이 고등학교를 못 믿어서인지 모르겠지만 1등급 학생을 4등급과 비슷하게 취급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 3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불안해하는 아이를 위해 조금이나마 정보를 얻을까 싶어 왔는데 어차피 대학들이 입시 전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니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 “수능 공부에 집중하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