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총장세미나에서 사학발전 정책 워킹그룹을 통해 “올해 내신 실질반영률 50% 적용, 기회균등할당제 도입, 입시안 (8월20일까지) 조기제출 방침 등을 교육부가 재고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총회에는 사립대 총장 90여명이 직접 참가했다.
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립대학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올해 갑작스럽게 내신 실질반영률을 50%까지 올리는 것은 힘들다.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총회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 부회장인 김문환 국민대 총장은 “대통령이 2004년 국민적 합의를 했다고 했는데 선언적 합의만 있었지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정시모집 계획을)8월20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한 것도 무리이므로 재고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올해부터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점수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하는 말씀은 맞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내 몸에 맞아야 한다. 사실상 점수 1∼2점으로 경쟁하는 것인데 수능 점수는 등급화하고 내신 점수는 세분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날 ▲사립학교법 재개정 ▲대학행정 타율 규제 방식에서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 ▲사립대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대학입학전형 자율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특히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해 대학 자율로 볼 수 있도록 하고, 모든 교과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학부·대학에는 영어 논술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후 마지막 행사인 ‘부총리-대학총장과의 대화’에서 내신에 대한 대학들의 요구와 관련,“2004년에 2008대입을 결정한 이후 교육부장관도 바뀌고, 총장도 입학 담당자들도 다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바로 학생과 학부모”라면서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변하지 않고 그 쪽(내신 강화) 방향으로 준비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학생과의 약속이니까 ‘합시다.’라고 한 것이고 그럼 반영률 계산 방식도 협의해서 하자는 것”이라면서 “다른 정책은 모르겠지만 교육정책이 학생을 배척한다면 이 건 말이 안된다.”고 대학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