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연옥 기자]
나는 남해군이라 하면 대학 시절의 추억이 어린 남해대교가 늘 생각났다. 상주해수욕장에 가고 싶어 어렵게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내고 고향 친구들과 그 당시 명물인 남해대교를 걸으면서 마냥 좋아라 했던 풋풋한 여대생의 내 모습이 문득 그립다. 우리는 한려해상국립공원(금산지구) 복곡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놓고 근처 식당에 들어가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저수지 풍경이 잔잔하고 아늑했다. 금산(681m, 경남 남해군 상주면) 산행을 하고자 한다면 상주해수욕장 쪽에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것이 훨씬 나을 듯하다. 복곡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편도 요금을 내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10분 정도 지나면 보리암 매표소에서 내리는데, 거기서 15분 남짓 걸어가면 보리암에 이르게 된다. 금산 쌍홍문에서 신선을 꿈꾸다
쪽빛 바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보리암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30분께. 우리나라 3대 관음 기도처의 하나로 불리는 보리암은 금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망대 정상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해수관음보살상과 보리암전 삼층석탑(경남유형문화재 제74호)이 있는 탑대로 갔다.
그리고 쌍홍문 안벽에는 구멍 세 개가 나란히 뚫려 있는데, 누구든 돌멩이를 구멍마다 던져 한번에 다 넣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지루한 일상의 유쾌한 유머처럼 재미있는 발상이다. 못 넣어도 친구들끼리 한바탕 까르르 웃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환상의 커플> 촬영지 독일마을서 추억의 해오름 예술촌으로 우리는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인 독일마을(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을 찾았다. 1960년대 가난 때문에 간호사와 광부라는 이름으로 조국을 떠나야 했던 독일 교포들의 노후를 위해 남해군에서 지난 2001년에 조성한 마을이다.
독일마을 가까이에 있는 해오름 예술촌(촌장 정금호)에도 잠시 들렀다. 폐교된 물건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여 멋진 예술 동네를 만들어 놓았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예쁜 집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것저것 물건을 쌓아 둔 창고였다. 그곳은 그런 식으로 주인장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낭만의 예술 공간이었다.
나는 그 교실에서 '참! 잘했어요'라는 글자가 파여 있는 도장을 보고 몹시 반가웠다. 초등학교 시절 숙제를 잘했거나 일기를 바르게 썼을 때 담임선생님이 '참! 잘했어요'라고 찍어 놓은 도장의 힘은 대단했다. 어린 가슴에 자신감을 심어 주고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던 칭찬의 도장이라 할 수 있다. 저녁 7시가 벌써 넘었다. 우리는 서둘러 마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해오름 예술촌에서 본 글, "삶이란 원래 골이 아파야 살맛이 난다"는 말이 떠올라 혼자서 피식 웃었다. 요즘 부쩍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 이제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야겠다. /김연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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