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부생들은 복수전공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는데다 복수전공 선발 인원이 제한돼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2002∼2006년 연간 이수 인원은 406명에 그쳤다.
개선안에 따르면 학생들은 기본전공 외에 ▲소속 학과의 심화전공 ▲다른 학과(부)의 연계전공 ▲학생 스스로 구성한 학생설계 전공 중 한가지를 선택해 제2전공으로 이수해야 한다. 복수전공 선발 기준의 성적 하한선(평점 평균 2.7)은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신입생부터 기본 전공에 해당하는 39학점을 이수하고 심화·연계·학생설계전공의 경우 21학점, 복수·연합전공은 39학점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복수·연합전공을 이수하는 학생은 2개의 학위를 받게 된다. 심화·연계·학생설계전공 이수자는 1개의 학위를 받되 졸업장과 졸업증명서에 전공 이수 기록이 함께 표시된다.
그러나 교과과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대, 의대, 수의대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호환 서울대 교무부처장은 “다양한 학문을 경험해 학문 융합을 구현하고 취업난 속에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넓혀주는 의미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채려목(서양사학·22)씨는 “복수전공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야지 반드시 하라고 하는 것은 학습의 자유 보장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복수전공을 둘러싸고 또 다른 경쟁이 일어나 가뜩이나 광역화로 약화된 학과 소속감이 더 심해지고 다른 전공으로의 이탈을 부추기는 양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의 ‘복수·연합전공 선발 현황’에 따르면 2007학년도 1학기 인문대학의 경우 전출 지원자는 45명, 전입 지원자는 20명이었던 반면, 경영대의 경우 전입 지원자가 76명으로 전출 지원자 11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