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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합창 통일열차 달렸다.

鶴山 徐 仁 2007. 5. 17. 21:03

“음료수 드시겠어요?”(남측 여승무원) “일 없습니다.”(북측 남세관원1) “에∼ 좋으면서 왜 그러나.”(북측 남세관원2)

17일 오전 11시30분. 군사분계선을 가로질러 북측 판문역을 통과한 경의선의 연결통로에서 느닷없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측 여승무원이 주스를 권하자 북측 남자 세관원이 얼굴을 붉히며 손을 가로저은 것. 북측 남성 세관원은 “젊은 남녀가 만나도 한 번만 봐서는 (마음에 드는지)알 수 없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세기 만에 열린 철길을 달리는 통일 열차 안에서 남과 북은 없었다.17일 시험운행한 경의선에 몸을 실은 기자는 흡사 어릴 적 수학 여행지를 향하던 ‘새마을호’ 열차에 오른 기분이었다. 남측 100명 북측 50명의 탑승객들은 여기저기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북으로 향하면서 달라지는 창밖 풍경이 ‘이질감’보다는 ‘얘깃거리’를 던져줬다.

출발 당시 서먹했던 객차 안 분위기는 시속 20∼30㎞로 천천히 비무장지대를 빠져나가는 열차 속도에 맞춰 서서히 부드러워졌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설 무렵 화해 분위기가 고조됐다. 한 객차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 퍼졌고, 다른 객차에서도 비무장지대에 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딱딱한 공식 석상에서나 서로를 마주했던 남북의 인사들도 이곳에서는 달랐다. 강만길 친일반민족행위규명위원회 위원장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다보니 말뿐만 아니라 감정도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북측의 한 인사는 “이웃끼리 만난 것이나 다른 게 없다.”고 화답했다.

▲ 남으로
굴곡의 반세기를 기적 소리로 날려보내기라도 하듯 17일 북쪽 금강산역에서 출발한 동해선 열차가 57년만에 고성 통일전망대 앞을 지나고 있다.
고성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북으로
남북열차 시험운행일인 17일 경의선 개성행 열차가 한반도기를 흔드는 시민들의 축하속에 남쪽의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을 지나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도라산역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北열차 남으로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 도착한 북측열차를 향해 관광객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김명국 이호정 도준석 정연호기자 daunso@seoul.co.kr

▲ “반갑습니다”
제진역에 도착한 북측열차 기관사와 남측 승무원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北 승무원 남측 세상구경
제진역으로 진입하는 북측의 열차에서 여성 승무원들이 남측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 꽃다발 받는 탑승자들
제진역에 도착한 북한 탑승자들이 남측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이렇게 기쁠 수가…
문산역을 출발한 경의선시험열차가 자유의 다리를 건너자 임직각에 있던 실향민 및 관광객들이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 동해선 공사
동해선 철도 공사모습(2004년 6월30일).

▲ 2002년 동해선 기공식
동해선 기공식에서 발파장면(2002년 9월 18일).

열차가 기적소리를 내자 창밖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북의 마을 주민들이 잠시 멈춰 서서 열차를 바라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논에 꽂혀 있는 붉은 깃발들이 시선을 잡았다.“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북측 기자는 “모내기 시작하는 곳이라는 표시 아니냐.”고 말하며 “남쪽에서는 모내기할 때 깃발을 안 꽂냐.”고 되물으며 어리둥절해했다.

통일 열차가 북한 당국자의 경계심마저 녹인 것일까. 개성역에서 내려 오찬을 마친 권호웅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단장은 기자에게 “실례가 되겠지만 나이가 얼마나 되냐.”면서 이례적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그는 “남쪽 사람들은 오늘 행사에 큰 관심을 보이는데 북쪽은 어떠냐.”는 질문에 “정식 개통이 아니고 시험운행이라 많이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정기)개통은 언제쯤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우리야 언제라도 하고 싶은데”라면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남북을 이은 철마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정오쯤 경의선과 동해선 철로를 타고 한반도의 허리를 갈라 놓은 군사분계선(MDL)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넘었다. 남북 분단 이후 경의선은 56년 만에, 동해선은 57년 만에 민족의 혈맥을 다시 이은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측 내각책임참사 등 남북 탑승객 150명을 태운 경의선은 이날 오전 11시28분쯤 기적을 울리며 경기도 파주시 문산역을 출발해 낮 12시18분쯤 MDL을 통과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용삼 북측 철도상 등 남북 탑승객을 태우고 동해선 금강산역을 출발한 북측 기관차도 이날 낮 12시21분쯤 MDL을 넘어 12시33분쯤 남측 제진역에 도착했다. 이 열차들은 오후 3시30분쯤 다시 MDL을 넘어 각측으로 돌아왔다.

이재정 장관은 경의선 문산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한반도를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적 물류망을 형성, 남북경제공동체와 민족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북측 금강산역에서 열린 공동기념식에서 이용섭 장관은 “시험운행이 남북철도의 완전한 연결을 앞당겨 계속해서 남으로, 북으로 열차가 오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의 조속한 구성과 열차개통 준비를 서두르자고 제의했다.

경의선 동해선 공동취재단 김미경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기사일자 : 2007-05-18    1 면

 

 

 

 

 

 

 

[열차시험운행] 납북자 가족들 기습시위

 

  • 연합뉴스
    입력 : 2007.05.17 12:58 / 수정 : 2007.05.17 17:01
    • 이귀원 강병철 기자 = 17일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시험 운행 기념행사가 열린 경의선 문산역에서 행사 시작 전부터 납북자 가족들이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등 납북자 가족 3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께 문산역 행사장 밖 도로에서 납북자 송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제지의 받았다.

      이들 가운데 최 대표를 포함해 4∼5명의 납북자 가족들은 레저용 차량(RV)을 타고 행사장 진입로까지 접근,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최 대표는 “50여년 만에 남북 철도 시험운행 행사가 열리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납북자나 국군포로의 생사라도 확인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남과 북을 동시에 겨냥했다.

      지난 67년 5월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 중 납북된 최원모씨의 아들인 최 대표는 “아버지가 납북된 지 40년이 지나도록 아버지에 대한 소식은 ’생사확인 불능’이라는 종이 쪽지를 하나 받은 게 전부”라며 “납북자를 전원 송환하라”고 외쳤다.

      최 대표와 납북자 가족 등이 탑승한 차량은 결국 경찰이 동원한 견인차량에 의해 모두 견인됐다.

      또 이날 오전 9시50분께는 보수단체인 구국결사대 소속 회원 4명이 문산역 앞 도로에서 ’북핵폐기없는 남북철도연결 반대’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10여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한편 경기도 김포시 통진고등학교 교지편집부 학생 13명은 이날 9시부터 ’북측 대표단을 환영한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북측 대표단의 도착을 기다렸다.

      이 학교 이유경(18)양은 “반세기만에 진행되는 남북간 열차 운행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이틀 전부터 피켓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 2007년 5월 17일 문산역앞에서 라이트코리아,납북자 가족모임 회원들이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시위를 벌이다 태극기를 빼앗기고있다. /정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