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6일째인 9일 오전 1시30분께(한국시간) 중구 남대문로 대우건설 본사 상황실에서는 석방협상 타결과 함께 정태영 상무 등 피랍 임직원 3명이 무사히 안전지대로 이동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정형근 과장은 “납치단체의 성격과 요구사항이 복잡해 예상보다 교섭이 더디게 진행돼 애가 타기도 했지만 납치된 임직원들이 아무 탈 없이 풀려나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에는 피랍사건 이후 매일 이뤄지던 석방 교섭이 지난 7일 밤에는 아예 열리지조차 않고 사건 장기화 가능성마저 거론돼 초조함과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8일 오후 7시30분부터 5차 협상이 시작되고 타결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상황실을 지키는 임직원들의 얼굴에는 다시 희망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피랍 임직원들의 가족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하고 인내를 갖고 기다려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정태화 부사장은 “피랍 임직원 가족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피랍 직원들을 위해 노력해주신 정부 당국과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이번을 포함한 3차례에 걸친 임직원 피랍사건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라아 현지사업을 중단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이번에 피랍사건이 발생한 리버스주 아팜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비롯해 가스 플랜트와 파이프라인 공사 등 모두 9건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사 도급금액으로는 17억7천만달러, 현장에 파견된 대우건설 정식 직원도 141명에 달한다.
특히 대우건설의 해외건설 부문 전체 매출액의 60-70% 정도를 나이지리아 공사가 차지할 정도로 이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9개 공사현장이 모두 치안이 불안한 니제르델타 지역에 있어 자체 경비인력 확충에도 불구하고 현지 무장단체들의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사업이 대우건설과 나아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사업철수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안전이 확실히 담보된 상태에서 해외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