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VT 한인교수 “우린 한국인, 숨지말고 손내밀자”

鶴山 徐 仁 2007. 4. 22. 16:26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입니다.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말고 희생자 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성숙함을 보여줍시다.”

최악의 총격 참사로 충격에 빠진 버지니아공대의 한인 학생회 하동삼 지도교수가 한인 학생들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이번 사건으로 위축되지 말고,오히려 당당하게 나서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건네자고 호소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버지니아텍 한인 학생회의 하동삼(55) 지도교수는 20일 163명의 이 대학 한인 대학원생 전원에게 보낸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온 세상이 비극적 사건에 애도를 표하고 있고,특히 우리는 친구와 동료를 잃어 참으로 슬프지만 우리 모두는 ‘호키(Hokie:버지니아공대 상징인 칠면조 모양의 상상의 새)’”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학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로 21년째 재직 중인 하 교수는 이어 “나는 캠퍼스의 추도 장소를 찾아가 그 곳에 놓인 33개의 희생자 추모석들을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흐느낄 수 밖에 없었고,너무나 소중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이제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는 5명의 희생자 교수들을 생각했다.”고 썼다.하 교수는 특히 자택 바로 두 집 건너에 살았던 이웃집 동료 로가나탄 교수가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를 듣고 유족들을 찾아가 고인의 초상 앞에 머리 숙여 한국식으로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하 교수는 “아직도 그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는 로가나탄 교수 부인의 슬픔어린 말을 전하며 “고인의 두 딸을 마주하는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날 블랙스버그 교회에서 거행된 케빈 그라나타 교수의 장례식에도 아내와 함께 참석해 유족들과 슬픔을 나눴다며 “영결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어떠한 폭력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건의 범인이 비록 한국인이었다 해도 한국인들에게 책임이 있는건 아니라면서 “범인은 우연히 한국인이었을 뿐이고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교수나 미국 사람들도 이 일은 한국 사람들과는 무관하다는 내 생각을 재확인해줬다.”고 썼다.

하 교수는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조금도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버지니아텍 전체 공동체에 한국인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 사건으로 한국인이 보복이나 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걱정을 털어버려야 한다.”며 “오히려 우리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이번 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희생자 영결예식에 참석하고 꽃과 카드,위로가 될 만한 말을 슬픔에 빠진 희생자 가족에게 건네주자고 그는 권유했다.

“어떤 해를 입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우리 자녀를 아파트에 가둬서는 안되며,그렇게 해서는 어떠한 (올바른) 메시지도 우리 자녀에게 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히려 친구들을 만나 그들과 슬픔을 공유하도록 자녀를 격려하고,다른 사람에게 동정심(sympathy)을 갖도록 가르치면 그것이 자녀를 더 강하고 성숙하고 용기있는 좋은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하 교수는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많은 재학생들에게 이번 사태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바르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존경할 것이고,비겁하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그에 걸맞게 대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블랙스버그=연합뉴스

기사일자 : 2007-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