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형 총장’은 대학가에서 여전히 유효한 아이콘인가.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총장 재임에 실패한 가운데 불교재단으로 보수적인 동국대가 CEO형 총장을 선출했다.
동국대 이사회는 12일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만장일치로 제16대 총장에 선출했다.
오전장관이 총장에 선출된 것은 그동안 동국대 총장 선임 관례에 비춰볼 때 여러모로 의외다. 불교재단 동국대는 그간 지관 스님 등 ‘스님 총장’이 적지 않았다. 또한 내부에서 총장을 발탁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처럼 학부·대학원 모두 비동국대 출신 총장이 선출되기는 9대 정재각 총장에 이어 25년 만이다.
‘CEO형 총장’을 갖고 있는 대학은 적지 않다. 대학 발전과 내부 개혁을 위해 경영에 능통한 외부전문가를 ‘모셔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건국대는 9월 오명 전 과기부총리를 총장으로 선택했다. 광운대는 한국통신 사장을 역임한 이상철 총장을 영입했고, 서강대는 전경련 부회장 출신 손병두씨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동국대가 ‘총장 선택 관행’에서 벗어나 오총장 내정자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EO형 총장을 통해 기부금을 많이 모으고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대학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CEO형 총장의 잇단 등장은 얼핏 당연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제기된다. 학문을 뒷받침하는 자본이 아닌, 자본에 예속되는 학문의 전당이 될 수도 있다. 발전기금 3천5백억원을 모아 대표적인 CEO형 총장으로 꼽힌 어윤대 총장의 재선 실패도 이런 측면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동국대 내부 일각에서 오총장 선택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이종옥 동국대 교수회 회장은 “총장 임명권은 재단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니 어쩔 수 없지만 교수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내 구성원을 포용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총장 내정자는 “내년 3월1일까지 108일동안 108번뇌의 심정으로 문제점을 파악한 뒤 동국대를 발전시킬 청사진을 만들겠다”며 “그동안 쌓아온 경영기법을 적용해 대학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총장 내정자는 산자부 차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행자부 장관을 지냈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동국대 이사회는 12일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만장일치로 제16대 총장에 선출했다.
오전장관이 총장에 선출된 것은 그동안 동국대 총장 선임 관례에 비춰볼 때 여러모로 의외다. 불교재단 동국대는 그간 지관 스님 등 ‘스님 총장’이 적지 않았다. 또한 내부에서 총장을 발탁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처럼 학부·대학원 모두 비동국대 출신 총장이 선출되기는 9대 정재각 총장에 이어 25년 만이다.
‘CEO형 총장’을 갖고 있는 대학은 적지 않다. 대학 발전과 내부 개혁을 위해 경영에 능통한 외부전문가를 ‘모셔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건국대는 9월 오명 전 과기부총리를 총장으로 선택했다. 광운대는 한국통신 사장을 역임한 이상철 총장을 영입했고, 서강대는 전경련 부회장 출신 손병두씨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동국대가 ‘총장 선택 관행’에서 벗어나 오총장 내정자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EO형 총장을 통해 기부금을 많이 모으고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대학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CEO형 총장의 잇단 등장은 얼핏 당연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제기된다. 학문을 뒷받침하는 자본이 아닌, 자본에 예속되는 학문의 전당이 될 수도 있다. 발전기금 3천5백억원을 모아 대표적인 CEO형 총장으로 꼽힌 어윤대 총장의 재선 실패도 이런 측면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동국대 내부 일각에서 오총장 선택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이종옥 동국대 교수회 회장은 “총장 임명권은 재단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니 어쩔 수 없지만 교수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내 구성원을 포용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총장 내정자는 “내년 3월1일까지 108일동안 108번뇌의 심정으로 문제점을 파악한 뒤 동국대를 발전시킬 청사진을 만들겠다”며 “그동안 쌓아온 경영기법을 적용해 대학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총장 내정자는 산자부 차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행자부 장관을 지냈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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