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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기가 독도 인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접근하면서 KADIZ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일텐데요, 이번주 공군 뉴스레터에 보이지 않는 선 'KADIZ'는 어떤 것인지 쉽게 설명한 기사가 올라와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KADIZ, 영공 방위 위한 완충지대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해는 영토로부터 12해리 떨어져 있는 지점을 경계로 삼고 있죠. 영공은 영토와 영해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지역의 바로 위, 즉 수직상공을 의미합니다.
영토처럼 철조망 같은 경계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공은 어떻게 경계선을 만들고 방어를 하는 걸까요? 영공에는 눈에 보이는 경계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좌표에 의해 하늘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그어놓습니다. 그리고 레이더를 통해 다른 나라의 항공기가 들어오는지 감시를 하는 것이죠.
△ 항공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레이더. |
방공식별구역은 영공 방위를 위해 일정 지역의 상공에 설정한 공중 구역을 말합니다.
영공은 영토와 영해의 바로 위 상공만을 의미하지만, 방공식별구역은 영공보다 일반적으로 더 넓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항공기의 경우 짧은 시간 내에 영공으로 침투가 가능하기 때문에 침범을 미리 막고 방공태세를 갖출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 ‘KADIZ’, 일본은 ‘JADIZ’
△ KADIZ와 JADIZ의 구분(출처:조선일보). |
우리나라는 6ㆍ25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1년 3월,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에 의해 방공식별구역이 처음 설정되었습니다. 남ㆍ북한을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의 항공기가 공중에서 무력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해는 물론 서해와 남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이 설정되어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영문표기인 KOREA의 첫 글자인 'K'를 따서 'KADIZ', 한국방공식별구역이라 정하고, 일본은 JAPAN의 첫 글자 'J'를 따서 'JADIZ', 일본방공식별구역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ㆍ일 군용기 방공식별구역 진입 30분전 통보
△ 서해를 초계비행하고 있는 F-4팬텀 편대. |
특히 KADIZ와 JADIZ가 인접한 동해의 경우, 한ㆍ일 양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 내로 비행할 때는 진입예정 30분전까지 서로 통보해주어야 하며 비행계획이 변경되거나, 계획되지 않은 항공기가 진입할 때는 5분전까지 변경된 비행계획을 알려주어야만 합니다.
만약 비행계획에 없는 항공기가 출현하게 되면 영공에 접근하기 전에 KADIZ 지역에서 항공기의 국적과 기종을 식별하고, 교신 등을 통해 비행 목적을 파악해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입니다.
F-15K 도입으로 독도 등 한반도 전역 완벽 방어
△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할 F-15K의 위용.
올 10월부터 도입되는 F-15K가 전력화되면, KADIZ에 대한 감시를 비롯한 영공수호를 위한 작전이 보다 원활해질 것입니다. F-15K는 재급유 없이도 무려 1,800km 이상의 작전반경을 가지기 때문이죠. 예컨대 F-15K로는 독도 상공에서도 30분 이상 독자적인 항공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 자문 : 공군본부 방공통제과 김창희 소령
▼숨막히는 영공방위 24시간 현장▼
△위급 상황을 대비해 야간에도 비행훈련을 실시한다
지상에 있는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고요하고 넓은 하늘. 가끔씩 날아가는 전투기를 볼 때에나 공군의 존재를 알 수 있지만, 그 고요한 하늘에는 매 시간 매 분 숨막히는 긴장 속에 우리의 하늘을 지키는 공군 장병들이 있습니다. 24시간 내내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영공 방위의 현장을 소개해 드립니다.
200마일 밖 하늘, 작은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 중앙방공통제소에서는 각 지역의 레이더기지에서 들어 온 정보를 한 눈에 볼수 있다. |
이러한 기습을 막기 위해, KADIZ에 진입하는 항공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어떤 항공기인지 식별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는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 전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레이더들은 겹겹이 그물처럼 펼쳐져 200마일 밖 항공기의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각 레이더 기지에서 파악된 정보들은 다시 중앙방공통제소로 보내져 한눈에 전 지역의 하늘을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각 지역의 레이더는 하늘을 감시하는 ‘눈’이고, 중앙방공통제소는 눈에서 들어온 정보를 파악해 명령을 내리는 ‘뇌’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동쪽 끝에서 레이다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이경민 병장 |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공군 레이더 기지. 우리 영공의 경계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장병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레이더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이경민 병장(24)을 만나봤습니다.
“우리가 동쪽을 감시하는 '최종 수비수'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본 민항기가 KADIZ를 침범한 일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레이더는 잠시라도 작동이 멈추면 안되기 때문에 레이더 정비를 위해 항상 대기하고 있죠.”
'미식별 항공기', 꼼짝마라!
△ 독도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는 F-16.
우리의 영공에는 공군의 전투기 뿐만 아니라 여객기등 다양한 종류의 항공기로 인해 하늘을 감시하는 일도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죠. 그래서 특정한 나라의 하늘을 지나가는 모든 항공기는 사전에 '지나가겠다'는 계획을 알려주고 허가를 받도록 약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죠.
하지만 이러한 약속을 어기는 항공기들이 간혹 생깁니다. 갑작스런 일기변화나 기체 이상으로 가까운 착륙지점을 찾다가 들어온 항공기도 있겠지만, 개중엔 테러나 침투를 목적으로 한 항공기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전 약속 없이 KADIZ를 넘어오는 항공기들을 ‘미식별 항공기’라고 합니다.
△ 출격하고 있는 F-16 전투기. |
그래도 계속 접근할 경우 더 강력한 ‘침범 경고방송’과 함께 항공기의 소속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요청합니다. 이와 함께 가장 가까운 공군 전투비행단에 이같은 사실이 통보됩니다.
경고방송 무시하면 전투기 출격
비행단 전투비행대대에서는 적의 침투에 대비해 24시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호 테마포토에서 보셨듯이, 언제든지 바로 출격할 수 있도록 전투기는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조종사 역시 비상대기장소에서 즉시 이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죠.
△ 비상출격하여 러시아 항공기 IL-20을 KADIZ 밖으로 유도하고 있는 제공호.
미식별 항공기가 수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KADIZ로 접근하면, 마침내 출격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비상대기중인 전투기는 즉시 출격합니다.
출격한 전투기는 미식별 항공기가 위치한 상공으로 날아가 즉시 회항할 것을 요청하고, 항공기 좌우에서 감시하며 경계선 밖으로 벗어나도록 유도합니다. 만약 이를 거부할 시에는 경고사격으로 위협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착륙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계속 저항할 경우에는 장착된 무기로 격추를 하는 것이죠.
"초계 비행으로 한치의 빈틈 없이 지킵니다!"
△ 일본 민항기가 KADIZ에 접근시 출격한 원권수 대위 |
얼마전 독도 인근에 일본 민항기가 출현했을 때에도 경고를 위해 출동한 항공기는 인근에서 초계작전을 수행하던 제11전투비행단의 F-4 전투기였습니다. 조종사 원권수 대위(33)에게 당시의 상황을 들어보았습니다.
“동해 지역을 감시하기 위해 초계비행 중이었는데, 미식별 항공기가 독도 인근에 출현했다는 무선 연락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의 진입을 막기 위해 즉시 지시와 절차에 따라 일정 지점으로 이동해 경계 상태를 유지하며 비행했습니다. 다행히 상대편 역시 우리 공군의 대비 상태를 알아차렸는지 즉시 KADIZ 인근을 벗어나 큰 마찰은 없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기사를 읽는 이 시간에도 공군 장병들은 '영공 수호'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