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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3반 체육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이 학교 한상윤(47) 교장이다. 하얀색 체육복 상의를 입은 한 교장은 올해 초 부임하면서 6학년
체육수업을 맡겠다고 자청했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야 학교 운영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육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 상담을 합니다. 수업을 하면서 교사들의 애로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죠.”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을 체육수업으로 배정한 한 교장은 수업을 맡은 후 학생·교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6학년 박현민군은
“처음에는 교장 선생님이 수업을 해 신기했다”며 “수업이 재미있고 교장선생님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수업을 하는 교장 선생님들이 늘고 있다. 교장실에 앉아 ‘근엄한 표정’을 짓거나 학생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과거와 달리 기존의
교장상(像)을 뛰어넘는 새로운 교장 모델들이 생겨난 것이다.
서울 면북초등학교 김길성(62) 교장도 주 1회 음악수업을 한다. 4~6학년 대상으로 특별활동의 한 부서인 ‘음악교실’을 지도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3년째 수업을 하고 있는 김 교장은 “교장이 되면서 아이들과 멀어지는 것 같아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만난다”며 “이제는
시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도 ‘교장 선생님’ 하고 학생들이 뛰어온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화랑초등학교 박정덕(60) 교장의 수업과목은 ‘글짓기’ 수업이다. 동화책과 글짓기 책을 여러 권 쓴 박 교장은 특별활동
부서인 ‘독후문예반’을 지도하고 있다. 수업은 매주 금요일 오후다. 시인 소설가 같은 문인(文人)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박 교장은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 내가 교사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수업하는 교장들은 학생들의 학력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학교 분위기를 바꾸어 놓고 있다. 교사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학부모에게는
학교를 믿을 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중광초등학교 학부모 임봉선씨는 “교장 선생님이 솔선수범해서 수업을 하니 다른 선생님들도 더
열정적으로 가르친다. 학교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라벌중학교 배상식(65) 교장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오전 7시까지 출근을 한다. 정규수업 전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수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칼럼을 놓고 학생들과 주제를 정해 토론한 뒤 글쓰는 수업을 진행하는 배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을 듣는 것이 나에게도 유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수업을 한다는 배 교장은 “‘손주처럼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가장 반긴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5시간 ‘소설창작론’ 수업을 하고 있는 수유중학교 오대석(56) 교장은 “학생들과 어울리니 언어감각이 젊어져 내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오 교장은 “교장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젊은 교사들에게는 생소하면서 신선한 자극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임세훈 장학사는 “아직은 소수의 교장들이지만 이러한 시도가 학교를 바꾸어가고 교육현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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